▲ 수원 삼성 박건하 신임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슈퍼매치의 후유증은 겪어봤던 사람만 안다. 하필 데뷔전에서 반전해내지 못했던 박건하 수원 삼성 신임 감독에게는 혹독했던 경기였다.

수원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0라운드 FC서울과 원정 경기에서 1-2로 졌다. 라이벌과 만났지만, 18경기 무승(8무10패)은 아쉬움 그 자체였다.

현역 시절 수원의 영광스러운 시간을 보냈던 박건하 감독에게는 당황스러움 그 자체다. 슈퍼매치에서 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박 감독은 "정신적으로 많이 준비하자고 했다. 전술을 바꾸면 혼란을 줄 것 같았다. 3-4-3 전형으로 나갔는데 선수들이 의욕은 있었지만, 체력적으로 아쉬움이 있었다. 전반에 많이 뛰어 그랬다. 중앙 수비수 조성진이 부상으로 일찍 교체되는 바람에 공격에서 변화를 주기가 어려웠다"라며 경기를 돌아봤다.

보통 새 수장이 오면 선수들이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게 마련이다. 수원도 전반까지는 좋았지만, 요령이 없었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계속해서 승리하지 못해 심리적으로 위축된 느낌이 들었다.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변해야 한다는, 부정보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자고 주문했다"라며 나름대로 비책이 있었음을 전했다.

현역 시절에는 서울에 모든 면에서 앞섰던 수원이다. 박 감독은 "사실 굉장히 어려운 데뷔전이었다.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서울을 만나 더 그랬다. 그래도 선수들에게 서울을 이기면 반전 가능하다고 했는데 뒷심이 부족했다고 본다. 수원 팬들에게 죄송하다. 잘 추슬러서 다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날 수원은 애덤 타가트와 헨리, 공수의 핵인 두 외국인 선수가 모두 결장했다. 박 감독은 "타가트는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경기에 쓸 수 없는 상황이다. 타가트, 고승범, 헨리 모두 부상인데 그들이 돌아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라고 답했다.

수원은 강등 위기에 처했다. 꼴찌 인천 유나이티드와 승점 차를 벌리지 못했다. 남은 경기는 그야말로 전쟁이다. 그는 강등도 가능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런 상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저 혼자만의 노력보다는 수원의 모든 지지자, 팬, 선수들이 하나가 돼 이겨나가야 한다. 그럴 것으로 믿는다"라며 긍정론을 뿌렸다.

부임과 함께 '수원 정신'을 강조했던 박 감독이다. 그는 "선수들에게 그런 이야기는 했었다. 위기 상황에서 뭉쳐 이겨내는 수원의 과거 사례들이 있었다. 선수들이 하나가 돼 이겨내야 한다는 이야기했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라며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이어 "시작 시 실점을 빨리했는데 다른 방법은 없다. 선수들과 좀 더 시간을 갖고 정신, 심리적 측면을 잘 만들어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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