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는 이강철 감독(왼쪽) 부임 이후 만년 꼴찌팀에서 5강을 바라볼 수 있는 팀으로 변모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프로야구 10구단으로 리그에 합류한 kt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어려운 선수 수급 사정 탓에 예고된 결과이기는 했지만, 9구단으로 합류한 NC에 비하면 유독 하위권에 처져 있는 기간이 길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kt는 네 시즌 동안 576경기에서 214승356패6무(.375)에 머물렀다. 해당 기간 리그 최하위이자, 리그에서 유일하게 4할 승률이 안 되는 팀이었다. 9위 한화(.476)와 승률이 1할 차이나 났다. 그만큼 압도적인 꼴찌의 시간이 길었다. 그런데 kt는 지난해부터 이 물줄기를 바꿔놓기 시작한다. 

kt는 지난해부터 올해 7월 14일까지 203경기에서 101승100패2무를 기록해 5할 승률 이상을 기록 중이다. 물론 올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종 계산은 이르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kt를 ‘승리 자판기’로 보는 시각이 사라졌다는 것은 구단으로서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 부임한 이강철 감독이 있다.

미국과 KIA, 넥센(현 키움), 두산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이 감독은 일찌감치 준비된 지도자로 뽑혔다. KBO에서 실적이 뚜렷한 감독들 밑에서 많은 것을 배울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팀 분위기를 만드는 데 있어 항상 좋은 평가를 받는 지도자이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출발부터 꼬였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시작이 예상치 못하게 흘러갔음에도 불구하고 kt가 반등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감독의 힘이 더그아웃 곳곳에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물론 때로는 너무 확고한 선수 기용과 경기 전술 등에서 비판점이 있기는 하나 어쨌든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 이 감독은 성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 또한 젊은 선수들을 상당 부분 중용하며 팀의 장기적 발전 발판도 마련하고 있다. 실제 kt는 2018년과 2019년 전력의 큰 차이가 없었고, 올해로 오면서 큰 전력 보강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구단이 인내하며 모았던 선수층에 이 감독의 과감한 중용이 만나면서 점차 단단한 팀을 만들어가고 있다.

14일 수원 한화전 승리(7-2)로 821일 만에 5할 초과 승률을 달성한 kt는 지난해 이루지 못한 5강 진입을 노린다. 성공할지, 아니면 지난해처럼 아깝게 실패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kt가 창단 이후 첫 5강을 위해 승부를 걸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단순히 이 감독의 임기가 내년까지라는 점을 배제하더라도 현재 선수 구성이 그렇다.

팀을 이끌어온 유한준 박경수와 같은 베테랑들은 이제 은퇴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나머지 베테랑 선수들에게 남겨진 전성기도 이제 2~3년 정도다. 멜 로하스 주니어가 언제까지 지금 기량을 간직할지, 혹은 언제까지 팀에 남아 있을지도 판단이 어렵다. 결정적으로 투타 전반에 걸쳐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선수들도 적지 않다. 지금 채워 넣지 않는다면, 1~2년 뒤에는 다시 내리막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kt는 지금까지 적절한 트레이드로 현장을 지원했고, 현장 또한 그런 자원들을 적절히 활용하며 좋은 호흡을 과시했다. 다만 A급 자원들의 트레이드는 아니다보니 단번에 전력을 급상승시키기는 어려웠다. kt는 올해도 약점을 메우기 위해 트레이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내줄 카드가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올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시선이 모인다.

코로나19 사태로 모기업들이 돈을 풀기 어려운 시점이다. 어떤 구단이든 대규모 투자는 엄두를 내지 못할 전망이다. 다만 꼭 필요한 포지션에 좋은 선수가 있다면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볼 만하다. kt의 최근 5년 외부 FA 영입은 2018년 황재균이 전부였고 팀 페이롤은 타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NC 또한 외부 FA 효과를 톡톡히 본 전례가 있다. 프런트가 지금부터 어떤 그림을 그려갈지도 흥미롭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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