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와이번스의 '클린 구단' 자부심에 금이 갔다. ⓒ SK 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SK 와이번스가 2군 선수단의 체벌, 일탈 및 음주·무면허 운전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SK는 일단 문제를 일으킨 선수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조속히 문제를 매듭짓지 않으면 애꿎은 다른 2군 선수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는 상황이다.

SK는 14일 공식적으로 지난 5월에 있었던 선수간 폭행 및 해당 선수의 규율 미준수, 그리고 구단 징계 내용을 밝혔다. SK는 "지난달 7일 구단에서 선수단 체벌 논란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자체 내사를 진행했다. 일부 신인급 선수들이 중복된 숙소 지각 복귀와 숙소 무단 외출 등의 행위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구단이 언급한 문제 선수는 모두 4명이다. 신인급 투수 A와 B는 지난 5월 숙소를 무단 이탈했다가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복귀하는 과정에서 각각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을 했다. 먼저 2군 코치진이 A와 B 선수에게 엄중한 경고를 했고, 이후 선배 선수 C와 D가 신인급 선수들을 대상으로 2차례 얼차려 체벌을 줬다. 이 과정에서 A선수가 체벌에 반발했고, 구단 설명에 따르면 '선배 선수들이 (후배 선수의) 가슴을 톡톡 치고, 허벅지를 2차례 찬 행위'를 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그런데 SK는 이 과정에서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구단은 조사 결과 모든 사항을 자체적 징계 사항으로 판단했다"는 설명과 맥락을 같이하는 결정이다. 

A와 B는 구단 조사 과정에서 각각 음주 운전, 무면허 운전을 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는데, 두 선수의 증언 말고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 결과만 놓고 보면 KBO 징계감이지만, 두 선수 모두 경찰에 적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존 사례와 차이가 있다. 음주 운전 A 선수의 경우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확인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 

C와 D는 폭행이라는 행위 자체는 잘못됐지만, 후배 선수들의 일탈로 선수단 분위기가 안 좋아지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상벌위원회 여부가 중요해졌다. KBO에서 상벌위원회를 열만한 일이라고 판단하면 실명 공개는 불가피하다. 상벌위 결과를 공지할 때는 해당 선수의 실명을 밝혀야 한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14일 스포티비뉴스에 "구단에서 지난 12일 문제 사실을 신고했고, KBO는 경위서를 받아볼 예정이다. 경위서를 보고 판단해서 상벌위원회를 열 문제인지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 기사에 현재 언급되는 내용을 보면 네 선수 모두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구단 자체 징계와는 별개로 KBO도 경위서를 파악한 뒤에 규정에 따라서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제 실명 공개 여부는 KBO의 손으로 넘어갔다. 문제의 2군 선수들이 누구인지 추측하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묵묵히 1군 입성을 꿈꾸며 땀 흘리던 선수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SK는 조속히 KBO에 경위서를 작성해 넘기고, KBO 역시 빠르게 사안을 판단해 처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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