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매체의 에이스 투표에서 공동 27위에 머문 류현진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메이저리그(MLB) 평균자책점 1위에도 불구하고 류현진(33·토론토)을 진짜 에이스로 보는 관계자들은 드물었다. 올해 ‘진짜 에이스’의 위용을 보여줄지가 관심으로 떠올랐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15일(한국시간)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바로 단장·스카우트 등 최전선에 있는 프런트 관계자 20명을 대상으로 “어떤 선수가 에이스 호칭을 들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투표였다. ‘디 애슬레틱’은 지난해 성적을 토대로 후보군 60명 정도를 추려 설문을 진행했고, 이 투표에 따르면 그를 에이스로 지목한 관계자는 단 두 명이었다. 3그룹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디 애슬레틱’은 깐깐한 기준이 있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그냥 잘 던진다고 해서 에이스는 아니며, “장기 시즌에서 건강을 유지하며 구단을 이끌 정도로 훌륭한 투구를 펼치는 동시에 월드시리즈 7차전에 마운드에 세울 수 있는 투수”로 정의했다. 즉, 우리가 생각하는 이미지와 비슷한 잣대를 요구한 것이다. 총 4개의 티어(Tire)로 나눠 평균 점수도 매겼다.

류현진은 2명이 에이스로 뽑았고, 평균 점수는 2.25점으로 공동 27위였다. 지난해 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업계 관계자에게 ‘에이스’의 이미지를 심어주지는 못했다는 의미다. ‘디 애슬레틱’은 “류현진은 다저스가 이상적인 환경이었다. 그는 한 번도 로테이션을 이끌어야 하는 에이스의 임무를 요구받은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저스에서는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와 같은 선수들이 있었고 지난해에는 워커 뷸러가 그 강렬한 이미지를 대신한 측면이 있다. ‘디 애슬레틱’은 “그는 수술로 왼 어깨를 다쳤을 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스카우트 부서와 코칭스태프가 상대 타자들을 훤히 해부한 상태에서, 넓은 야구장에서 공을 던졌다. 그는 토론토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더 나은 상대 라인업과 타자 친화적인 구장에서 힘든 길을 갈 것”이라고 저평가했다. 

그런 까다로운 관점에서 20명 모두에게 ‘에이스 공인’을 받은 투수는 딱 4명이었다. 게릿 콜(뉴욕 양키스),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 맥스 슈어저(워싱턴), 그리고 저스틴 벌랜더(휴스턴)였다. 이들은 관계자들에게 오랜 기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공통점이 있다. 관계자들은 물론 팬들에게도 널리 ‘에이스’로 공인된 선수들이다.

2그룹에는 워커 뷸러(LA 다저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잭 플라허티(세인트루이스)와 같은 선수들이 포함됐다. ‘디 애슬레틱’은 2그룹에서 “앞으로 뷸러가 나을 것인가, 플라허티가 나을 것인가”를 두고 관계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고 흥미를 드러냈다. 뷸러는 14명에게, 플라허티는 7명에게 에이스 공인을 받았다. 그 뒤를 블레이크 스넬(탬파베이), 루이스 카스티요(신시내티)까지가 평균점수 3.00 이상을 기록한 선수들이었다.

류현진은 공동 27위였지만, 아시아 선수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다르빗슈 유(시카고 컵스)는 1.95점,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는 1.85점에 머물러 류현진보다 더 아래의 평가를 받았다. 확실히 지난해 성적이 평가표에서 두 선수를 추월하는 데 도움이 된 양상이다. 마에다 겐타(미네소타)는 1.65점으로 간신히 3티어에 포함되는 데 그쳤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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