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마이크 라이트 ⓒ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마이크 라이트(30, NC 다이노스)의 계속되는 제구 난조에 사령탑은 한 차례 경고 뒤 결단을 내렸다.

라이트는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간 시즌 4차전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2탈삼진 3실점에 그쳤다. NC는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6-6 무승부를 기록했다. 

시작부터 타선이 터지며 흐름을 잡은 경기였다. 1회초 애런 알테어와 노진혁의 적시타로 3점을 뽑으면서 3-0 리드를 안고 시작했다. 

그런데 라이트가 그 흐름을 끊었다. 마운드에서 16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12타자에게 초구 볼을 던졌다. 최고 구속 153km짜리 직구도 제구가 되지 않으니 위력이 떨어졌다. 계속해서 볼카운트 싸움은 불리해졌고, 야수들의 수비 시간은 길어졌다. 2⅓이닝 만에 투구 수는 60개로 불어났고, 2회 2점, 3회 1점을 주면서 3-3 동점이 됐다. 

이동욱 NC 감독은 2회 한 차례 마운드를 방문했다. 선두타자 오지환의 볼넷, 정주현의 중견수 오른쪽 안타로 무사 1, 2루가 된 뒤였다.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오르는 일은 흔치 않다. 정말 투수에게 확실히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을 때만 감독이 움직인다. 이 감독은 라이트에게 경고 아닌 경고를 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달라지지 않았다. 이어진 1사 2, 3루에서 이천웅에게 볼카운트 2-1에서 우익수 앞 적시타를 맞았다. 다음 타자 김현수 역시 볼카운트 2-1에서 좌월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3-2로 쫓긴 3회 1사 후 오지환에게 동점 홈런을 얻어맞을 때도 볼카운트가 3-1로 불리했다. 그러다 보니 5구째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으로 향했고, 잠실야구장 중앙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홈런으로 연결됐다.

3-3 동점을 허용하고 다음 타자 정주현에게 또다시 초구 볼을 던지자 이 감독은 곧바로 좌완 김영규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평소 이 감독은 144경기를 강조하는 편이다. 한 경기 패배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시즌을 길게 보고 선수를 운용한다. 선발투수들은 아주 크게 무너지지 않는 한 5이닝을 채우게 해서  불펜에 과부하가 오지 않도록 관리하는데, 이날은 달랐다.

3-6으로 끌려가던 8회초 알테어와 김성욱의 홈런으로 6-6 균형을 맞추면서 NC는 연장 12회까지 뛰어야 했다. 투수 엔트리에서 선발이 아닌 선수는 모두 마운드에 올라 남은 9⅔이닝을 책임졌다. 김영규(⅔이닝 2실점)-강동연(2이닝 무실점)-김진성(1이닝 1실점)-강윤구(1이닝 무실점)-송명기(2이닝 무실점)-임정호(1이닝 무실점)-원종현(1이닝 무실점)-박진우(1이닝 무실점)가 이어 던졌다.

라이트의 시즌 성적은 12경기, 6승2패, 64⅓이닝, 평균자책점 3.92다. 겉보기에는 나쁘지 않지만, 삼진 51개를 잡는 동안 볼넷이 30개에 이를 정도로 꾸준히 같은 문제를 노출했다. 9이닝당 볼넷 수는 4.20개로 동료 선발 구창모(1.60), 드류 루친스키(2.71)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이 감독은 조기 강판이라는 강수를 던졌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변할지는 이제 라이트에게 달려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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