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왼쪽 끝)이 선수 기용의 원칙을 이야기했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나는 주전은 주전이다."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은 10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선수 기용의 소신을 이야기했다.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선수는 그에 맞는 대우를 한다는 뜻이었다. 주전 선수라면 긴 시즌을 치르다 고비가 왔을 때 자기 자리에서 헤쳐나갈 능력까지 갖춰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류 감독은 "나는 이런(선수가 슬럼프에 빠진) 경우 거의 경기에 내보내는 편이다. 그래서 욕도 많이 듣는다. 감독마다 야구하는 스타일이 조금 다르겠지만, 나는 '주전은 주전'이다. 본인이 담당 코치나 감독을 찾아와서 '너무 안 좋으니까 시간을 달라' 그러면 오케이. 본인이 빠지고 싶은 의사가 없으면 주전을 다 넣는다. 그게 결과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나쁘면 욕을 듣는 것이다. 욕 들어도 할 수 없다"고 소신을 이야기했다. 

'믿음의 야구'의 중심에 외야수 채은성이 있다. 채은성은 로베르토 라모스, 김현수 등과 팀 타선을 이끌어야 하는 중심 타자인데 7월 들어 타격감이 뚝 떨어졌다. 9경기에서 타율 0.100(30타수 3안타), OPS 0.373에 그쳤다. 타점은 없다. 

류 감독은 그래도 "채은성이 이겨 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라인업에서) 빼려고도 했는데, 타격 코치랑 잠깐 미팅을 했다. 그때 내가 '경기를 뛰면서 이겨내게 하자'고 이야기했다. 자기가 찾아내야 한다. 우리 LG 트윈스 중심 타자인데"라고 덧붙였다.

사실 채은성만의 문제는 아니다. 채은성이 중심 타자이기에 부진이 더욱 돋보일 뿐이다. LG는 7월 2승7패로 승률 0.222로 10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를 달리는 동안 팀 타율 0.231(10위), 팀 평균자책점 6.58(9위)로 투타 모두 고전했다. 

주축 타자 가운데는 라모스(0.303), 김현수(0.294), 오지환(0.281), 이천웅(0.273) 정도가 그나마 자기 몫을 해주고 있다. 김현수는 7월 팀 타점 41개 가운데 14개를 책임지며 고군분투했다. 김현수 다음으로는 오지환, 유강남, 이천웅, 정근우가 4타점씩 책임졌다. 

손등 골절 부상에서 돌아온 이형종이 그래서 더 반가웠다. 류 감독이 "바라던 (이)형종이가 왔다"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방망이가 무겁다 보니 이형종이 돌아온 효과는 당장 크지 않았다. 이형종은 1회말 1사 1루 시즌 첫 타석에서 좌익수 오른쪽 안타를 날리며 만루 기회로 연결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1사 만루에서 채은성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2사 만루에서 정근우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1-0으로 겨우 리드를 뺏었는데,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2-12로 크게 졌다.

침체된 타선의 흐름을 바꿀 방법은 없을까. 류 감독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김민성과 박용택을 이야기했다. 류 감독은 "(김)민성이가 빨리 오면 타선이 완전체가 된다. 김민성은 근육 쪽 문제라서 완전치 않을 때 뛰면 또 문제가 생긴다. 2군에서 뛰는 것 말고는 기술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한다. (박)용택이도 마찬가지다. 잘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9일 두산 베어스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 10일 NC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를 만나 타격 페이스는 더 떨어졌고, 11일과 12일은 NC 2, 3선발 마이크 라이트와 구창모를 차례로 만나 쉽지 않은 일정이다. 팀 순위는 4위에서 5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 4위 KIA 타이거즈와 0.5경기차, 6윌 삼성 라이온즈와도 0.5경기차다.  

빡빡한 상황이지만, 류 감독은 전과 같이 라인업 카드에 선수들의 이름을 적어나갈 것이다. 오랜 기간 지도자로 생활하며 쌓은 경험이 낳은 소신이다. 선수 기용의 권한은 감독에게 있고, 감독은 결과로 말하면 된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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