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꾸준한 활약이 요구되는 LG 마운드의 기둥들. 왼쪽부터 윌슨-켈리-차우찬-송은범 ⓒ한희재 기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LG가 시즌 첫 고비에서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타선도 타선이지만, 마운드에서 해줘야 할 선수들이 아직 정상궤도를 찾지 못하는 탓이 크다. 결국 주축이 바로 설 때가 LG가 올라갈 틈을 엿볼 수 있을 때다.

LG는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3연전에서 1승2패에 머물렀다. 6월 30일 첫 경기에서 홍창기의 끝내기포로 기분 좋은 연승을 이어 갔지만, 그 후 2경기에서 내리 지면서 분위기를 확실하게 반전시킬 기회를 놓쳤다. 한때 선두 NC 추격에 나섰던 LG(28승22패)는 이제 2위 키움과 경기차가 3.5경기로 벌어졌다. 반대로 5위 KIA와 경기차는 반 경기에 불과하다. 4위 자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1일에는 선발 차우찬이 경기 초반 무너지면서 흐름을 놓쳤다. 선발 매치업에서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경기였지만 주도권을 너무 빨리 내줬다. 2일에는 0-2로 뒤진 경기를 역전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불펜이 무너지며 경기를 그르쳤다. 연장 10회 위기 상황에서 불을 꺼줄 것이라 기대했던 베테랑 송은범이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허용하며 결승점을 헌납했다.

토종 에이스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 차우찬은 올해 10경기에서 4승4패 평균자책점 5.54에 머물고 있다. 기복이 문제다. 좋은 날은 분명히 괜찮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날은 너무 빨리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올 시즌 5실점 이상을 기록한 날이 10경기 중 3경기고, 10경기 중 5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실패했다. 그리고 그 5경기 중 4경기에서는 그대로 패전이 올라갔다. 초반 열세에 손을 쓰지 못했다.

선발과 불펜의 다목적 카드로 기대를 모았던 송은범 또한 올 시즌 기대에 못 미친다. 18경기에 나가 1승2패2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7.50에 머물고 있다. 마무리 고우석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베테랑의 경험을 기대했던 LG 벤치는 낭패다. 단순히 운이 없는 건 아니다. 피안타율(.392)과 이닝당출루허용수(2.11)에서 모두 이상 징후가 뚜렷하게 읽힌다.

두 선수뿐만이 아니다. 외국인 원투펀치인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 또한 활약이 지난해만 못하다. 윌슨과 켈리를 마운드의 가장 큰 상수라고 생각했을 LG 벤치로서는 머리가 복잡하다. 두 선수 역시 기복이 심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 와중에 윌슨의 평균자책점은 지난해 2.92에서 올해 4.47로, 켈리는 2.55에서 4.89로 뛰어올랐다.

처음에는 자가격리 여파 탓으로 알았다. 실력이 검증된 선수라 금세 다시 올라갈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여파에서 충분히 회복됐어야 할 6월 성적을 보면 고개가 갸웃거린다. 윌슨의 6월 평균자책점은 4.30, 켈리는 5.81이다. 구위가 떨어졌다는 우려가 조금씩 고개를 드는 이유다. 

가장 믿음직한 선발 세 명과 필승조 한 명이 널뛰기 피칭을 하는 상황에서 LG의 계산도 계속 꼬인다. 실제 LG는 내리막이 시작된 6월 19일 이후 12경기에서 3승9패에 머물렀다. 차우찬(3경기), 켈리(3경기), 윌슨(1경기)이 나선 경기에서 모두 졌다. 정작 이긴 건 공교롭게도 정찬헌 임찬규 이민호가 선발로 나선 날이었다. 송은범이 흔들린 것도 이 시기와 일치한다. 리드하고 있는 상황을 몇 차례 날렸다. 

네 선수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 합산 기록은 5.22. 물론 이 기간 상대 매치업도 생각해야겠지만 이래서는 연승을 길게, 연패를 짧게 이어 가기는 힘들다는 게 충분히 증명됐다. LG는 지금도 포스트시즌에 갈 만한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1·2위에 도전하려면 연승은 최대한 길게, 연패는 최대한 짧게 가야 한다. 그러려면 이 마운드의 기둥들부터 바로 서야 한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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