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투수 이승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노윤주 기자] "타격 쪽에서는 이정후, 투수 쪽에서는 이승호가 잘 해줬죠".

손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지난달 30일 고척 두산 베어스와 경기전 브리핑에서 투수 쪽 6월 MVP를 이승호(21)로 꼽았다.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는 2위 싸움 중인 키움과 두산이 올 시즌 처음으로 맞붙었다. 이날 키움이 11-2로 승리하며 3위 두산을 2.5경기 차로 떼어내 2위 자리를 지켰다.

30일 두산전에 첫 등판한 이승호는 6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2승(2패)째를 챙겼다. 이승호는 작년 두산전에 4차례 등판해 패전 없이 3승, 평균자책점 2.52로 9개 구단 상대 중 가장 강한 모습을 보였고 올 시즌 두산전 등판에서도 출발이 좋았다.

그는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두산이랑 하면 이상하게도 운이 정말 잘 따라주는 것 같다"며 두산전에 강한 것에 대한 느낌을 밝혔다. 키움은 이승호의 '곰 사냥꾼' 기질을 앞세워 순위 싸움 중인 팀과 첫 맞대결인 만큼 더 중요했던 경기를 잡았다.

이승호의 호투를 예상한 듯 손 감독은 경기전 브리핑에서 6월 MVP를 꼽아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타격 쪽에서 이정후, 투수 쪽에서는 이승호가 잘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또 "6월 쉼 없이 로테이션을 돌렸는데도 (이승호가) 잘해줬다. 브리검이 빠졌는데 이승호까지 좋지 않았다면 엄청 어렵게 불펜진을 사용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 감독은 이날 경기 후에도 "이승호가 4일 휴식 후 등판임에도 좋은 피칭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이승호는 경기 후 "솔직히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는데 (이) 지영 선배의 리드가 좋았다"며 자신의 승리 공을 배터리를 이룬 포수 이지영에게 돌렸다.

이승호는 또 지난달보다 성적이 좋아진 점에 대해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편하게 하려다 보니 부담도 덜해졌고, 그러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호는 5월 5경기에 선발 출장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7.83을 기록했지만 6월 들어 30일 경기 포함 5경기에서 패배 없이 2승, 평균자책점 1.86으로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는 9경기만에 첫 승을 기록 후 연속 2승을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연승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 초조한 것도 없다. 시즌 초반 성적이 너무 안 좋아서 그것에만 신경을 썼을 뿐 승리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 감독도 경기전 이승호의 6월 등판 성적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몇 번 경기가 넘어가는 상황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6월 등판 성적이 좋았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6이닝 100개씩 던져주는 덕분에 불펜을 원활하게 운영해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승호도 손 감독의 아낌없는 격려 덕분에 자신감이 커진 것으로 보였다. 이승호는 '승리가 없는데도 좋은 투구를 해주고 있다'는 손 감독에 평가에 대해 "감독님께서는 경기 중에 잘 던지든 못 던지든 항상 '나이스 볼'이라고 이야기를 해주신다. 잘 던지면 좋은 거고 못 던져도 그때그때마다 말씀을 해주신다"며 "안 풀릴 때도 주변에 모든 사람들이 잘할 수 있다고 조언을 해줘서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6월 들어 홈런을 안 맞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홈런이) 안 맞으니까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생긴다. 잘 맞은 타구도 안 나오니까 신이 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팀이 2위 싸움을 하고 있는데 선발진 중 한 명으로서 남은 시즌에도 좋은 모습을 꾸준히 유지하고 싶은 게 크다. 내가 좋은 모습을 보여야 성적이 따라올 거라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의 각오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2승 턱은 못 낼 것 같다. 1승하고 커피를 돌렸는데 이번에도 뭘 하면 생활이 안 될 것 같다. 나도 밥은 먹어야 한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승호의 여유로운 모습이 마치 키움의 분위기를 보는 듯했다. 손혁 감독이 이승호를 6월 MVP로 꼽은 이유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고척,노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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