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로 복귀를 추진하는 강정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는 강정호를 공개사과시킨 뒤 복귀시키려는 것일까.

2015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떠나며 임의탈퇴 상태가 된 강정호는 지난달 말 KBO에 복귀 의향서를 제출하며 KBO리그 복귀 의지를 보였다. 이어 25일 KBO에서 1년 유기실격 징계(300시간 봉사활동 포함)를 받아 실전 복귀 시점이 잡혔고 28일 키움에 공식 복귀 의사를 전했다.

키움은 강정호의 복귀 의사 확인 보도자료를 내면서 "국민정서와 구단사정을 고려해 구단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강정호의 복귀 의사가 밝혀졌을 때부터 여론은 한쪽에 쏠렸다. 스포티비뉴스가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6만6000명이 참가했고 82%가 강정호의 KBO 징계가 적당하지 않다는 데에 표를 던졌다. 18%만이 적당하다고 손을 들었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29일 취재진에게 "강정호에게 복귀하든 하지 않든 공개사과를 하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것만으로 영입을 확정하지는 않겠지만 강정호가 직접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공개사과를 하면서 여론이 강정호에게 우호적으로 바뀔 경우 키움이 강정호를 영입하는 데 장애물이 줄어들 수는 있다.

냉정하게 따지면 강정호는 공개사과를 할 필요가 없다. 강정호는 현재 KBO리그 소속 선수도 아니고 한국에서 어떤 경제 활동을 하고 있지도 않다. 2016년 음주운전 뺑소니, 그리고 재판과정에서 밝혀진 2009년, 2011년 음주운전 등 그의 범죄는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기간을 보낸 것으로 국가가 내린 벌도 끝났다. 그는 단지 한국에서 전과자다.

그런 강정호가 공개사과를 한다는 것은 한국에서 다시 '공인'이 되겠다는 의미다. 그리고 강정호가 다시 그 노릇을 하게끔 받아들여줄 팀은 현실적으로 KBO리그에서 키움뿐이다. 보류권을 가져서가 아니라 나머지 9개 팀이 강정호 영입에 관심이 없다. 키움은 왜 국민 정서에 반하는 일을 홀로 밀어붙일 계획인 것일까.

공개사과문도 미리 써놨다가 KBO 징계 수위를 보고 보도자료로 뿌렸던 강정호다. 그가 아무리 눈물을 흘리고 고개를 숙인들 4년 전, 많게는 11년 전 일을 이제 와서 사과하는 그에게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을까. 왜 야구팬들이 마음으로 받아들일 생각도 없는 한 사람의 사과를 보며 피로감을 느껴야 하는지 의문이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