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호는 러시아 전지훈련을 계획 중이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경기 당일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다. 그런 몸 상태는 처음이었다. 감량을 잘못 했는지 몸에 힘이 안 들어가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뭘 시도해 볼 엄두가 안 났다. 타격전 준비도 많이 했었는데…."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32, 부산 팀 매드)는 지난해 12월 UFC 파이트 나이트 165 부산 대회에서 리우핑위안을 2-1 판정으로 이겼지만 만족하지 못했다. 컨디션 난조로 준비한 대로 싸울 수 없었다. 태클 후 상위 포지션에서 상대를 눌러 놓는, 지루한 '포인트 쌓기 전략'으로 나갔던 이유다.

강경호는 지난 3일 격투기 뉴스 유튜브 채널 '유일남 이교덕'에 전화 출연해 "리우핑위안의 가드포지션 움직임도 좋았다. 발바닥을 내 골반에 대고 밀면서 내가 붙으려고 하면 팔꿈치를 치더라. 체력도 좋아서 2~3라운드에도 계속 그러니까, 마음껏 파운딩을 내리치기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UFC 밴텀급 파이터 강경호는 14년 동안 전적 18승 8패 1무효를 쌓았다. 옥타곤 전적은 6승 2패 1무효다. 최근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젠 밴텀급 랭킹 진입을 노린다. 다음 경기 이름값있는 상대가 필요하다.

강경호는 "희망 상대 1순위는 유라이야 페이버다. 부산 대회 옥타곤 인터뷰에서 싸우고 싶다고 말했는데 통역이 안 됐다. 나중에는 내가 직접 영어로 '아이 원트 페이버'라고 말해야겠다. 붙고 싶은 또 다른 선수는 요즘 뜨겁게 올라오고 있는 션 오말리다. 젊고 재능이 있어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톱5 랭커들과 붙여 주면 '땡큐'"라며 웃기도 했다.

하지만 강경호는 급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신경 써야 할 인생의 중대사를 앞두고 있어서다. 다음 달 14일 부산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일찌감치 자녀 계획도 세워 뒀다.

"바로 아기를 가질 생각이다. 신부와 함께 엽산을 먹고 있다"며 웃더니 "(이)상수 형 소개로 만났다. 신부가 상수 형의 처제다. 이제 한 가족이 됐다. 훈련할 때뿐만 아니라 명절에도 볼 사이"라고 밝혔다.

신혼살림이 안정되면 그때부터 출전을 준비한다. 오는 8월부터는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가 올가을 옥타곤 4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훈련에 변화도 주려고 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진정되면, 러시아 전지훈련을 떠날 계획이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 체육관에 연락했다. 흔쾌히 훈련하러 오라고 하더라. 원래 지난달 다게스탄으로 가려고 했는데 하빕이 토니 퍼거슨과 경기를 준비한다고 소속 선수들을 다 미국에 데리고 가는 바람에 일단 접었다. 결혼식 올리고 다시 전지훈련 계획을 짜 보겠다."

하빕의 팀은 다게스탄 마카체프에 위치한 '이글스 MMA(Eagles MMA)'다. 이슬람 마카체프, 샤밀 자브로프 등 레슬링 강자들이 우글거린다.

다게스탄은 러시아의 자치 공화국으로 세계적인 레슬러들이 탄생한 곳이다. 1996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지무라드 마고메도프, 2000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아담 사티예프 등 강자들이 이곳에서 성장했다.

강경호는 "다게스탄 사람들이 워낙 강하다. 그래서 종합격투기 레슬링 보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기려고 가는 게 아니라 배운다는 생각으로 다녀오고 싶다. 업그레이드돼서 돌아오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강경호는 2007년부터 부산 팀 매드의 주축 파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후배들을 이끄는 선참 파이터의 몫도 해내고 있다.

강경호는 "팀 매드가 최근 성적이 부진했지만 다들 으쌰 으쌰 하면서 분위기를 바꿔 가고 있다. 다음 경기부터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 드리겠다"며 팬들에게 응원을 부탁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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