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좀처럼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SK 최정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슬럼프가 길어도 너무 길다. ‘최정’이라는 심장이 멈춘 SK 타선이 표류하고 있다. 결국은 최정(33·SK)이 해줘야 한다. 

SK는 2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3-8로 졌다. 시즌 성적은 2승14패. 승률은 0.125에 불과하다. 9위 삼성과 경기차만 3.5경기, 공동 4위권인 키움·KIA와 경기차는 벌써 7.5경기로 벌어졌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굉장히 멀어 보이는 차이다.

20일 고척 키움전에서 간신히 10연패에서 탈출했으나 21일부터 23일까지 또 3연패다. 그런데 경기를 뜯어보면 분명 이길 수 있는 시점이 있었다. 21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역전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22일 인천 KIA전은 1-2, 1점차 석패였다. 23일 인천 KIA전도 최종 점수는 3-8이었지만, 선취점을 낸 데다 따라갈 수 있는 흐름이 분명 있었다.

23일 경기에서도 SK는 KIA와 똑같이 9안타를 쳤다. 그러나 3점에 머물렀고 그나마 1점은 정진기의 솔로홈런이었다. 폭발력과 짜임새가 떨어졌다. 그 중심에는 최정이 있었다. 최근 지독한 타격 슬럼프에 시달리고 있는 최정은 이날 선발 5번 3루수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시즌 타율은 0.130까지 떨어졌다. 차라리 당황스럽다.

경기 전 염경엽 감독도 최정의 타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 정진기와 최정을 놓고 한참을 고민하다 일단 최정을 믿었다. 그런데 최정이 5번 타순에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1회 첫 타석에서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4회 2사 1루 두 번째 타석에서는 3루 땅볼에 머물렀다. 2-4로 뒤진 6회 세 번째 타석이 어쩌면 절호의 기회였다. 상대 선발 애런 브룩스의 구위가 다소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2사 1,2루의 기회였다. 하지만 최정은 3루 땅볼에 그치며 타점을 올리지 못했다. SK의 추격 분위기가 꺾였다. 결국 SK는 7회 2점을 더 주고 사실상 백기를 내걸었다.

어느 선수에게나 슬럼프는 있고, 최정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답게 항상 답을 찾곤 했다. 그러나 올해는 개막 후 내내 감이 좋지 않다. 그나마 삼진이 적다는 것은 위안이지만, 콘택트에 힘이 없다. 출루율은 0.288, 장타율은 0.222다. 게다가 득점권에서 강한 것도 아니다. 득점권 타율은 0.182까지 떨어졌다. 연습경기까지만 해도 감이 좋았던 선수라 더 충격적이다.

SK 벤치도 최정의 타순을 이리저리 옮기며 실마리를 찾아내려 애쓰고 있다. 한편으로는 선수와 대화를 통해 부담을 덜어주려 애쓴다. 최정 또한 최대한 단순하게 타석에 임한다. 그러나 결과가 계속 좋지 않으면서 수렁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 주 5경기 17타수에서 안타는 딱 1개였다.

SK는 최정이 살아나야 사는 팀이다. ‘최정 와이번스’라는 애칭은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최정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3번 타순을 지켜야 타순 계산도 쉬어진다. 한편으로는 더그아웃과 클럽하우스 분위기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아직은 전혀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SK 타선의 침체도 길어지고 있다. 심장이 뛰지 않는 SK 타선이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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