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 역대 다승 단독 5위에 오른 KIA 양현종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2010년 이후 KBO리그에서 가장 뛰어났던 투수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가장 꾸준하게 좋은 활약을 펼친 투수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는 분명 한 선수가 첫 머리에 있다. 많은 이들이 떠올릴 선수는 단연 양현종(32·KIA)이다.

2010년 이후 올해까지 70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는 단 18명에 불과하다. 1000이닝 이상은 6명으로 더 줄어든다. 1500이닝 이상은 딱 한 명이다. 양현종(1560⅓이닝)이 주인공이다. 2위 김광현(세인트루이스·1296⅓이닝)은 메이저리그에 갔다. 3위 유희관(두산·1212⅓이닝)과는 꽤 차이가 난다.

승수로 가면 압도적이다. 양현종은 이 기간 126승을 거뒀다. 김광현이 105승, 윤성환(삼성)이 104승이다. 그는 가장 많은 선발 등판(258경기)을 해 가장 많은 완투(13번)를 하기도 했다. 

이런 꾸준한 성과는 그를 KBO리그 최고 투수 반열에 올려놨다. 단순히 최근 10년만 봐도 그런 게 아니다.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서도 이제는 전설들과 비교해 손색없는 누적 기록을 쌓고 있다. 2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서 6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로 시즌 세 번째 승리를 기록한 양현종은 KBO 역대 다승 순위에서 단독 5위에 올랐다.

경기 후 양현종은 “운이 좋았다”, “수비수들이 도와줬다”고 겸손했다. 그러나 위기상황에서 빛난 에이스 본능은 겸손의 대상은 아니었다.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말한 양현종이었지만, 이날 최고 148㎞의 구위와 완급조절로 기어이 6이닝을 채웠다. 좋을 때는 누구나 잘 던질 수 있지만, 기복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에이스의 덕목이다. 이 경기는 지난 10년의 양현종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었다.

지금 당장 통산 성적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겠지만, 이제 정말 전설들의 이름이 보이고 있다. KBO리그 역대 최다승 투수는 송진우(한화)로 210승이다. 정민철(한화)이 161승으로 2위, 이강철(해태)이 152승으로 3위, 선동열(해태)이 146승으로 4위다. 선동열은 146승에 132세이브를 기록했다. 선동열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어쨌든 양현종의 통산 승수는 선동열에 7승 차이로 접근했다. 올해 뛰어넘을 수도 있는 페이스다.

승수뿐만이 아니다. 여러 기록에서 역대 순위에 이름을 올리려 한다. 선발 등판(297경기)은 역대 7위다. 통산 7번째로 선발 300경기 등판은 확실시된다. 1834⅔이닝 소화는 역대 11위다. 10위 윤학길(1863⅔이닝)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역시 역대 ‘TOP 10’ 진입이 확실하다. 현재 역대 5위인 탈삼진(1540개)도 4위 정민철(1661개)의 기록을 쫓고 있다. 시즌을 건강하게 보낸다면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시즌 뒤 MLB 진출을 타진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시즌이다. 그와 별개로 역대 순위만 놓고 보면 이제는 후세가 기억할 만한 투수가 됐다. 레전드 대열에 올라가기 일보직전인 양현종의 다음 행보는 계속해서 화제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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