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5월 21일 뉴욕 양키스와 뉴욕 메츠의 라이벌전에서 구대성(왼쪽)이 호르헤 포사다의 태그를 피해 홈을 노리고 있다. ⓒMLB닷컴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15년 전 오늘, Koo는 전설이 됐다.”

미국 MLB닷컴이 ‘한국야구의 전설’로 손꼽히는 구대성(51)의 과거 활약상을 집중조명했다. 15년 전 오늘. 투수 겸 타자로서 ‘원맨쇼’를 펼치던 날을 회상했다.

MLB닷컴은 21일(한국시간) “2005년 5월 21일 구대성은 뉴욕 메츠의 전설이 됐다. 셰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라이벌전에서 랜디 존슨을 상대로 2루타를 터뜨린 뒤 호세 레예스의 번트 때 순간적으로 비어있던 홈을 노려 득점까지 올렸다. 상대 포수 호르헤 포사다의 태그를 슬라이딩을 하며 피했다”고 전했다.

이날 구대성의 활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2-0으로 앞선 7회초 무사 1루에서 마운드로 올라 위기를 막은 구대성은 7회말 배트를 쥐고 좌타석으로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전설적인 좌완 파이어볼러 랜디 존슨. 초구와 2구는 시속 145㎞가 넘는 직구 스트라이크였다.

이제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삼진. 그런데 구대성은 3구째 146㎞짜리 직구를 통타했고, 공은 중견수 버니 윌리엄스를 넘어 담장까지 굴러갔다. 큼지막한 2루타. 메츠와 양키스의 라이벌전인 지하철 시리즈를 보기 위해 셰아 스타디움을 찾은 5만5800여 팬들은 열광했다. 데이비드 라이트 등을 비롯한 메츠 동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구대성의 활약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후속타자 호세 레예스가 보내기 번트를 댔는데, 포수 호르헤 포사다가 홈을 비운 것이다. 점퍼를 입고 3루를 돌던 베테랑 구대성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홈을 향해 몸을 날리면서 손을 뻗었다. 포사다 역시 몸을 던져 태그하려 했지만, 주심의 판단은 세이프였다. 관중들은 구대성을 뜻하는 “Kooooo!”를 외치며 열광했다.

▲ 주심(왼쪽)이 구대성(가운데)을 향해 세이프를 선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호르헤 포사다. ⓒMLB닷컴
MLB닷컴은 “당시 구대성의 2루타는 랜디 존슨을 상대로 기록했다는 점, 그것도 왼손타자가 왼손투수에게 뽑아냈다는 점에서 대단했다. 또, 번트 때 2루주자가 홈까지 들어온 장면도 엄청났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2루주자가 그런 식으로 홈을 밟은 적은 없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랜디 존슨과 호르헤 포사다, 버니 윌리엄스, 호세 레예스, 데이비드 라이트 등 전설들을 소환한 구대성. 아쉽게도 메이저리그에서의 타석은 당시가 마지막이었지만, 미국 야구팬들은 15년 전 그날을 또렷이 추억하고 있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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