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쾌조의 컨디션을 선보였던 김광현은 개막 연기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만 아니었다면,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벌써 자신의 메이저리그(MLB) 선발 데뷔전을 치렀을 가능성이 높다.

세인트루이스는 선발 두 자리가 비었고, ‘에이스’ 출신인 카를로스 마르티네스와 시범경기에서 맹활약한 김광현의 차지가 될 공산이 컸다. 김광현은 시범경기 4번의 등판에서 8이닝을 던지며 1승1홀드 평균자책점 0, 11탈삼진의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선발 경쟁이야 시범경기 막판까지 이어졌겠지만, 대다수 현지 언론들은 김광현이 최후의 승자가 됐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개막이 5월 중순 이후로 연기됐고, 그 사이 팔꿈치 부상으로 셧다운에 들어갔던 마일스 마이콜라스(32)가 기지개를 켰다.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야구부문 사장은 4일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마이콜라스가 조만간 불펜피칭에 들어갈 것이다. 한층 나아졌다”고 예고했다.

지난해 막판부터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았던 마이콜라스는 스프링트레이닝 시작을 앞두고도 상태가 쉬이 호전되지 않아 주사 치료를 받았다. 2월 중순 당시 6주 정도는 뒤처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런데 리그가 멈춰있는 사이 어느덧 6주가 흘러갔고, 이제는 복귀 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몸 상태까지 회복했다.

모젤리악 사장에 따르면 마이콜라스는 현재 120피트(약 37미터) 거리에서 캐치볼을 완료했으며 다음 단계는 불펜피칭이다. 단계별로 투구 수를 끌어올리는 데 다소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나 어차피 MLB 개막까지는 적어도 한 달 반, 길면 두 달 이상의 시간이 남았다.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는 기간이다.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한 마이콜라스는 2018년 18승을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는 다소 부진했으나 그래도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32경기에서 9승을 거둔 선수다. 당초 세인트루이스 선발 로테이션 구상에도 당당히 포함됐다. 마이콜라스가 정상적인 상태로 개막에 대기한다면, 아무래도 실적이 있는 투수가 먼저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김광현의 선발 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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