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호. 제공ㅣ플라네타리움 레코드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음원차트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 싱어송라이터가 있다. 바로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OST인 '시작'을 부른 가호다.

97년생, 만 22세의 젊은 싱어송라이터인 가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음악을 시작했다. 여러 가수들에 비하면 진로 선택이 늦은 편이지만 상상하는대로 곡을 쓰고 싶은 창작 욕구 하나로 노래부터 건반까지 모두 유튜브로 독학했다고 한다. 이후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국내 유명 예체능 대학 실용음악과 진학에도 성공했다. 버스킹 공연 중 현 소속사까지 만나며 '좋아하는 일'로 재능도 발휘하고 적성도 찾았다.

'시작'은 '이태원 클라쓰' 극 중 밝고 희망적인 장면에서 자주 삽입돼 메인 테마곡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고공행진하는 드라마 시청률과 함께 '시작'의 차트 순위도 함께 올라간 셈이다. 긍정적인 가사와 맞물려 '단밤 장사 잘 될 때 나오는 노래', '왠지 벅차오르면서 뛰고 싶은 노래', '성공할 것 같은 노래', '의지가 생기는 노래' 같은 호평을 끌어내며 드라마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 가호. 제공ㅣ플라네타리움 레코드

드라마 종영 후 최근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가호는 아직 얼떨떨한 듯 "당연히 기분은 좋지만 차트 1위는 여전히 실감이 안 나는 것도 있다. 아직 무대에 설 일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저는 여전히 방에서 똑같이 작업 중이다"라고 웃음을 터트렸다. 유일하게 실감하는 점은 항상 무던한 반응을 보이던 회사 식구들의 달라진 리액션이라고.

"연락이 끊긴 친구들에게 이걸 계기로 연락이 오거나, 회사 분들이 좋아할 때 조금 느끼고 있다. 이렇게 좋아하시는 걸 본 적이 없다. 해외 투어를 갈 때도 '잘 갔다와'였는데, 이번엔 경사난 것 마냥 해주시니 '어? 진짜 잘 된거구나'라고 느낀다."

"물론 제가 기분 좋은 포인트는 순위 말고 많은 분들이 제 이름을 알아주시고, 기존에 냈던 곡들에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점이다. 아는 분들만 아는 가수였는데, 이제는 대중과 교류한다는 느낌이 든다. 소통을 하면서 '이 곡으로 힘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되게 신기하고 기분이 좋다."

실제로 가호는 '시작' 발매 이후 쏟아지는 응원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으로 '힘을 얻었다'는 메시지를 꼽았다. 희망적인 이미지가 강한 노래인만큼 '시작'으로 위로를 받았다는 팬들이 늘었다고 한다.

"SNS로 메시지를 받았다.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하며 살아가는데, 이 노래를 듣다가 조금씩 밖에서 산책도 하고 운동도 하고 세상에 마음을 열고 있다'는 분들이 종종 계신다. 정말 '파이팅'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덕분에 오히려 제가 힘이 난다.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그 외에 '(이 노래를 들으면)뛰고 싶다'는 댓글도 기억에 남는다.(웃음)"

▲ 가호. 제공ㅣ플라네타리움 레코드

음원 차트 1위 가수라는 타이틀에 들뜨고 설렐 수 있지만, 가호는 스스로에게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가호가 불렀기 때문에 1등한 것은 아니다'라는 것. 그는 "'이태원 클라쓰' 덕분이고, 주인공들이 뛸 때 나오는 음악이기도 하고, 운이 잘 맞아서 1등을 했다고 본다"며 "우리 회사와 내가 잘했다기보다는 드라마 쪽에 감사드린다. 정말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시작'의 달콤한 성공을 뒤로하고 가호는 27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새 싱글 '어 송 포 유'를 발매한다. 가호의 매력적인 음색과 드라마틱한 전개가 돋보이는 대중적인 느낌의 발라드 곡이다. '시작'으로 1등을 했지만, 드라마의 후광을 벗고 온전히 가호의 곡으로 승부하는 새 싱글 '어 송 포 유'가 가호의 새로운 '시작'인 셈이다.

"'어 송 포 유'에는 떠난 누군가에게 나의 정성이 담긴 곡이나 편지같은 내용으로 진심을 전달해주고 싶다는 의미가 있다. 순수한 한 사람의 마음을 담고 싶어서 만든 곡이다. 멜로디와 편곡에 집중했는데, 듣는 사람들의 귀에 좀 더 들어왔으면 했다. 제가 생각하는 가호만의 팝 감성을 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

▲ 가호. 제공ㅣ플라네타리움 레코드

'시작'이 1위를 차지하면서 '어 송 포 유'의 차트 순위 역시 욕심날 법 했지만, 가호는 "솔직하게 말해 이것만으로도 저는 족하다"고 말했다.

"차트는 기대 안 한다. 물론 그 전에 냈던 음악들보다는 반응이 좀 더 있을 것 같다. 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봐주시지 않을까. 두렵고 무섭기보다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부담감은 크게 없다. 이번 싱글로 '가호는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알아주시면 좋겠다. 제 노래를 듣고나서 '별로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 게 낫지, 있는 지도 모르고 못 듣는 건 슬플 것 같다."

'이태원 클라쓰'의 주인공 박새로이의 메인 키워드는 '소신'이었다. 가호에게 음악적 소신은 '가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정체성 확실한 나만의 장르를 만드는 것'이다. 다른 군더더기 없이 '음악'만 가지고도 사람들이 선택할 이유가 되는 '믿고 듣는 가수'가 되겠다는 목표다.

"음원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이 깊이 빠져서 들어주시면 좋겠다. 항상 믿고 들을 수 있는 안정적인 가수, 가호만의 장르가 있는 가수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시작'으로 힘을 드린 만큼 앞으로도 힘을 드릴 수 있는 곡을 낼테니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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