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23일(한국시간)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산뜻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7년 전 기분 좋은 데자뷔가 떠오른 첫 등판이었다.

새로운 ‘코리안 메이저리거’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산뜻한 시범경기 데뷔전을 치르면서 5선발 진입 희망을 키웠다.

김광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5회초 구원등판해 1이닝 2삼진 1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경기 도중 소나기가 내리는 등 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첫 단추를 잘 꿰맸다. 세인트루이스는 2회 타일러 오닐의 좌월 솔로홈런과 8회 딜란 칼슨의 1타점 적시타를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선발 잭 플래허티(2이닝 무실점)와 다코타 허드슨(2이닝 무실점)의 뒤를 이어 5회 등판한 김광현은 김광현은 첫 타자 라이언 코델을 상대로 감격스러운 데뷔전을 시작했다. 시속 137㎞짜리 초구 슬라이더는 다소 빠졌지만, 2구째 130㎞ 슬라이더로 첫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이어 146㎞ 직구로 파울을 유도한 뒤 136㎞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다음 타자 르네 리베라와는 쉽지 않은 승부가 전개됐다. 리베라가 풀카운트 상황에서 맞은 7구와 8구를 파울로 걷어내며 김광현을 괴롭혔고, 몸쪽 깊은 직구를 골라내면서 볼넷으로 출루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후속타자 제이크 헤이거를 4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낸 뒤 아메드 로사리오마저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쳤다. 데뷔전 성적은 1이닝 무안타 1볼넷 2삼진 무실점. 직구 최고구속은 148㎞(92.1마일)까지 나왔다.

▲ LA 다저스 시절의 류현진.
이날 김광현의 데뷔전은 7년 전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첫 등판을 떠올리게 했다. 2013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류현진은 그해 2월 25일 미국 애리조나 글랜데일 카멜백랜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잭 그레인키(2이닝 무실점)의 뒤를 이어 3회 등판한 류현진은 첫 타자 블레이크 테콧을 투수 앞 땅볼로 잘 처리했다. 이어 고든 베컴까지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다음 타자 드웨인 와이즈에게 3루타를 맞아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타자 제프 케핑거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1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데뷔전을 마쳤다.

시범경기 첫 등판을 산뜻하게 마무리한 류현진은 그해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작성했다. 그리고 이후 5년간의 활약을 더해 지금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좌완으로 거듭났다.

류현진처럼 KBO리그를 평정한 뒤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김광현으로선 기분 좋은 데자뷔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세인트루이스에서 5선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광현은 모두가 주목하는 데뷔전에서 전혀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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