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겔스만 감독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율리안 나겔스만은 레알마드리드 감독직을 거절했다. 탐나는 제의였지만 자신의 미래를 위해 신중하게 접근했다.

나겔스만은 2008년 1월 선수 은퇴를 결정했다. 1987년에 태어났으니 20대 초반에 축구화를 벗었다. 선수 생활은 끝났지만 축구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나겔스만은 TSV1860과 호펜하임 유스 팀 감독과 코치를 두루 거친 뒤 2016년 2월 호펜하임의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이 됐을 때 채 30살이 되지 않았지만 호펜하임에서 55승 43무 38패의 기록을 남겼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훈련법으로도 유명하다.

2019-20시즌부터 RB라이프치히를 지도하면서 바이에른뮌헨과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그의 행선지가 다른 곳이 될 가능성도 있었다. 레알마드리드가 2018-19시즌을 앞두고 전격 사임을 결정했던 지네딘 지단 감독의 자리를 나겔스만에게 제의했기 때문이다.

영국 타블로이드지 '인디펜던트'에 나겔스만이 2018년 여름 레알로부터 제의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나겔스만은 "레알마드리드가 부른다면 생각해보는 것이 당연하다. 처음엔 놀랐고, 그것을 가늠해지만 그곳에 가는 결정이 편안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더 발전하고 싶었다. 레알에 간다면 감독으로서 성장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았다. 더 나은 감독이 될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라면, 이미 최고의 감독이어야 했다. 지금 최고의 감독은 아니다. 내가 미래에 최고 가운데 하나가 되고 싶다는 것은 인정한다"며 레알의 제안을 고려했지만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감독으로서 자신의 성장이다. 당장 빅클럽에 간다면 이력을 추가할 수 있지만, 많은 관심과 압박감 속에 스스로 무너질 수도 있었다. 나겔스만 감독은 "레알이나 FC바르셀로나에 간다면, 팬, 언론, 그리고 의사 결정자들은 성장할 시간을 주지 않을 것이다. 오직 보고 싶은 것은 매 경기 승리, 타이틀,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다. 승리하지 못했을 때 '하지만 난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축구계에서 경력을 계획하는 것은 쉽지 않다.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도는 해야 한다. 한 번에 큰 걸음을 가는 것보다 올바른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 레알은 아마 내딛을 수 있는 가장 큰 걸음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31살이 돼 레알에 간다. 그것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완벽한 감독이 되기 위해 스스로의 약점 역시 냉정히 파악했다. 바로 의사소통의 문제다. 나겔스만은 "또 다른 것은 언어가 내게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다. 소통하기 원한다. 선수들과 자주 표현하고 싶다. 스페인어를 하지 못한다. 그저 '안녕, 잘 지내?'를 할 줄 알 뿐이다. 아주 큰 도약이었지만 옳은 방법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RB라이프치히는 21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바이에른뮌헨(승점 43점)에 1점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다. 여전히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나겔스만의 차분한 결정은 그리 나쁜 생각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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