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 미계약자 손승락과 고효준, 오주원.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어느 해보다 엄혹했던 2020년 FA 시장도 어느덧 폐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FA 야수 가운데 마지막까지 미계약자로 남아 있던 김태균(38)이 23일 저녁 한화 이글스와 1년 총액 10억 원 계약을 맺었다고 알리면서 이제 남은 FA는 손승락(38)과 고효준(37) 그리고 오주원(35)까지 단 3명이 됐다.

이들은 모두 30대 중후반의 불펜투수라는 공통분모를 지닌다.

우완 마무리 손승락과 좌완 파이어볼러 고효준 그리고 왼손 불펜 오주원은 10년 넘게 KBO리그에서 활약한 베테랑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마주한 시장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함께 뛰었던 손승락과 고효준은 최근 롯데로부터 최종 조건을 받은 상태다. 그러나 이는 선수가 쉽게 도장 찍기가 어려운 제시안으로 알려졌다. 계약 기간과 금액 모두 애초 기대한 바와 크게 다르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다른 구단의 마땅한 오퍼도 없어 선수들이 가진 선택폭은 넉넉하지가 않다.

반면 준척급 FA 전준우와 안치홍을 잡은 롯데는 느긋한 입장이다. 최종 조건을 제시한 만큼 선수들의 반응을 확인한 뒤 추후 협상을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오주원의 상황도 손승락, 고효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원소속팀인 키운 히어로즈와 최근 만남에서도 도출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오주원도 둘처럼 구단의 제시안 수용을 놓고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올해 스토브리그에는 어느 때보다 강한 찬바람이 몰아닥쳤다. 대어급 FA들이 없고, 또 최근 몇 년간 큰손으로 임했던 구단들이 지출폭을 줄이면서 분위기가 냉랭해졌다.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불리는 김태균이 진통 끝에 단 1년 계약을 맺었다는 점이 이를 잘 말해준다.

현재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시간이 흐를수록 칼자루를 많이 쥐는 쪽은 원소속팀이 될 확률이 높다. 협상이 길어질 경우 지금 제시된 계약 조건은 더욱 박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롯데와 키움은 이달 말 각각 호주와 대만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과연 3인의 불펜투수는 동료들과 같은 비행기로 오를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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