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선수단.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는 2018년에 맛봤던 가을야구라는 '단맛'을 지난해 다시 놓쳤다.

한화는 2018년 정규 시즌을 3위로 마치며 무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지난 시즌은 9위에 머물렀다. 여러 가지 수치가 2018년 이전으로 돌아갔다. 한화가 올 시즌 반등하지 못한다면 '2018년은 반짝이었다'는 오명을 안을 수도 있다. 

2017년 이후 리빌딩에 나서고 있는 한화는 올 시즌 한용덕 감독의 계약 마지막해인 만큼 육성과 성적을 모두 잡아야 한다. 한화가 지난해 아쉬움을 딛고 2년 만의 가을야구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필요할까. 한화에 궁금한 5가지를 뽑아봤다.

◆ 첫 단추부터 꼬였던 선발진, 1년 뒤 모습은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한 감독은 "국내 선발 후보가 10명"이라고 만족해 했다. 그리고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든 선수는 김재영, 김성훈, 박주홍은 거의 한 턴 만에 교체됐다. 이후 한 명도 제대로 풀타임을 던지지 못했고 지난해 한화는 10개 팀 중 가장 많은 13명의 국내 투수가 선발 기회를 받았다.

지난해 선발 최다승(6승)을 기록한 장민재, 2차드래프트를 통해 롯데에서 이적한 장시환, 그리고 이제 터질 때가 된 김재영 김민우 김범수 임준섭 김이환 등까지 선발 자원들은 여전히 많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한 감독과 정민태 투수코치가 옥석을 가려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시작부터 불안한 경기가 줄어들어야 한다.

◆ 복귀+주장, 이용규의 어깨가 무겁다

이용규의 2020년은 어느 때보다 특별하다. 이용규는 2004년 프로에 입단한 뒤 한 시즌을 통째로 쉰 것이 지난해 처음이었다. 부상도, 부진 때문도 아닌 팀과의 마찰 때문이었다는 것이 개인, 팀 양쪽에 큰 생채기로 남았다. 개막 직전 트레이드를 요청했던 이용규는 무기한 활동정지 징계를 받다 9월 사과와 함께 돌아왔다.

지난달 한화는 선수단 투표에서 이용규를 2020년 주장으로 뽑았다. 한용덕 감독 역시 "이용규가 많이 달라졌다. 성숙해졌다는 느낌이 든다"며 한층 달라진 새해의 이용규를 바라봤다. 이용규는 1년 공백기를 채워야 할 뿐 아니라 주장, 그리고 베테랑 선참으로서 팀을 이끌기까지 해야 하는 큰 짐을 안고 있다. 한화에는 여전히 이용규가 보여주던 투지가 필요한 곳이 많다. 

▲ 한화 이글스 외야수 이용규. ⓒ한희재 기자

◆ 내야의 중심 하주석이 돌아온다

이용규와 함께 돌아오는 자원이 또 있다. 지난해 개막 5경기 째인 3월 28일 광주 KIA전에서 수비 중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이탈한 하주석은 수술을 받은 뒤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하주석이 갑작스럽게 빠지면서 한화의 내야는 시즌 내내 삐걱거렸다. 특히 이제 2년차 정은원은 휴식 없이 풀 시즌을 뛰면서 후반기 타격감 하락에 시달려야 했다.

하주석의 건강한 복귀는 한화 내야 재구축의 첫 번째 조건이다. 선수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는 십자인대 부상인 만큼 공수에서 당장 부상 이전의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겠지만, 믿고 던질 수 있는 이름값의 유격수가 뒤에 서 있다는 것은 투수들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 한 감독 역시 "수비가 좋아진다면 투수들의 자책점도 낮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 팀 최초 전원 재계약, 외국인 3총사의 새 시즌은

한화의 외국인 선수들은 지난해 두 가지 팀 기록을 세웠다. 워윅 서폴드(12승11패)와 채드 벨(11승10패)은 한화 구단 최초로 외국인 원투펀치 동반 10승을 달성했다. 두 선수는 똑같이 후반기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하면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고 나란히 인상된 금액으로 재계약에 성공했다.

여기에 외야수 제라드 호잉까지 2020년에 다시 함께 하면서 세 외국인 선수는 팀 최초 외국인 선수 전원 재계약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호잉은 2018년에 비해 2019년 수치가 떨어지면서 140만 달러에서 25만 달러 삭감된 115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올해는 팀 외야 자원이 두꺼워진 만큼 타격에 집중할 수 있는 조건에서 호잉이 KBO리그 3년차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 4년째 외부 FA 없지만 쏠쏠한 영입은 있다

한화의 마지막 FA 영입은 2016년 정우람과 심수창이었다. 4년이 지나 정우람이 올 시즌 FA 재계약을 하도록 새 자원 영입은 없었다. 한용덕 감독은 계약 만료 시즌인 올해까지 한 번도 '외부 FA 선물'을 받지 못했다. 이 와중에 리빌딩으로 성적 상승까지 완성해야 하는 어려운 미션을 받았다.

외부 수혈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한화는 포수 지성준을 트레이드로 내준 뒤 2차드래프트에서 kt 포수 이해창을 영입했고 외야수 정진호도 두산에서 데려오면서 외야수 자원을 채웠다. 이어 롯데에서 방출된 김문호와 계약했다. 쏠쏠한 새 자원들을 잘 활용하면서 기존 자원들의 체력을 안배한다면 한화의 짜임새는 한층 탄탄해질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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