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삼성과 총액 85만 달러에 계약한 데이비드 뷰캐넌 ⓒ삼성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삼성은 근래 들어 외국인 선수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특히 투수가 그랬다. 지난해에도 개막을 같이했던 두 외국인 투수(맥과이어·헤일리)가 모두 시즌 중간에 짐을 쌌다.

2016년 이후 지난해까지 4시즌 동안 삼성 외국인 투수가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것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마지막 10승은 2015년 피가로(13승)와 클로이드(11승)다. 외국인 투수 스카우트에 비판이 따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올해도 불안감을 완벽하게 지우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100만 달러 상한제의 벽도 있었지만, 원했던 투수를 얻지 못했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벤 라이블리와는 재계약을 했다. 입단 당시부터 “삼성이 2020년을 내다보고 영입했다”는 평가가 나왔던 선수다. 기복은 있었지만 구위 자체는 합격점을 받았다. 라이블리가 어느 정도 상수로 평가됐다면, 남은 한 선수가 문제였다. 허삼영 감독이 직접 선수를 지켜보기 위해 나서는 등 의욕적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정작 데려온 선수는 최근 일본에서 뛴 데이비드 뷰캐넌(31)이었다.

기본적으로 16일 입단이 확정된 데이비드 뷰캐넌 이전에 추진했던 선수들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오프시즌 초반에는 뷰캐넌보다 더 나은 경력을 가진 선수들이 미국에 많았다. 삼성도 이런 선수들을 우선순위에 놓고 영입을 추진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시간이 지체되는 과정에서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도 미국에는 모험을 걸어볼 만한 선수들이 더러 남아있다는 게 구단 외국인 담당자들의 공통된 시선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뭔가의 불안요소가 있는 양날의 검들이다. 그런 선수를 영입하는 대신, 일본에서 나름대로 검증이 된 뷰캐넌을 영입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뷰캐넌은 201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15년까지 뛰었다. 2017년부터는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에서 3년을 내리 뛰었다. 구속이 빠른 유형은 아니지만 경기운영과 땅볼유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삼성과 잘 어울리는 선수다. 다양한 구종을 갖춘 전형적인 선발 유형으로 이닝이터 몫도 기대된다.

다만 지난해(일본 4승6패 평균자책점 4.79) 부진은 살펴야 한다. 일시적인 부진일 수도 있지만, 만 30세가 넘어가며 나오는 하락세일 수도 있다. 삼성은 그래도 “뷰캐넌이 안전한 카드”라는 판단을 했을 공산이 크다.

외국인 타자 시장에서도 다린 러프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삼성은 러프에게 지난해보다 적은 연봉을 제시했다. 성적이 지난해 연봉만 못했다는 내부 평가였다. 그러나 러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러프와는 다른 스타일인 타일러 살라디노를 영입했다. 다만 아무래도 공격생산력보다는 유틸리티 능력이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역시 모험을 건 케이스는 아니다.

외국인 선수는 시즌에 들어가 봐야 알 수 있다. 화려한 경력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도 나름대로 자신들의 필요성과 철학에 의해 외국인을 선발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시즌 전 기대치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낮을지도 모른다. 삼성 외국인 스카우트가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삼성의 2020년 성적도 달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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