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가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을 자축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정규시즌 3위로 시즌을 마친 데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며 강팀의 저력을 보였다.

지난해에 비해 선수단 구성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지만 손혁 신임 감독이 취임하면서 감독 컬러가 구단에 어떻게 입혀질지가 관건이다. 2020시즌 새 감독과 함께 새로 시작하는 키움이 올 시즌에도 우승에 도전할 시즌을 보낼 수 있을까. 2월부터 새 스프링캠프지 대만으로 떠나는 등 많은 것이 새로운 키움에 5가지 질문을 던져봤다.

◆ 좌우 선발 키즈, 풀타임 2년차 성적은
지난해 키움의 선발 트리오 중 가장 나이가 많았던 투수가 1997년생 최원태였다. 최원태가 1999년생 이승호와 안우진을 이끌고 키움의 국내 선발 마운드를 리드했다. 하지만 최원태도 잦은 부상으로 인해 시즌 150이닝을 넘은 게 지난해 최다였다.

최원태는 그래도 3시즌 연속 선발로 뛰어봤지만 이승호는 지난해가 첫 풀타임 선발이었다. 지난해 122⅔이닝이 개인 데뷔 후 최다 이닝. 2년차인 올해 경기, 이닝을 성공적으로 늘리며 확실한 풀타임 선발로 잡아줘야 한다.

손혁 감독 역시 "올해 선발진 키플레이어는 이승호"라고 짚었다. 우완 최원태에 이어 좌완 이승호까지 부상 없이 시즌 끝까지 선발 마운드를 책임져준다면 키움의 현재와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 그러나 두 선수가 흔들린다면 키움은 경기 시작부터 삐걱거리게 된다.

◆ '투수 전문가' 새 감독의 경기 운영은
손 감독은 2015~2016년 히어로즈에서 투수코치로 팀 선수들과 함께 했다. SK에서도 투수코치를 맡다 감독으로 히어로즈에 복귀했다. 투수 전문가로서 해박한 지식과 현장 경험을 인정받은 손 감독이지만 감독은 투수 파트 관리만 잘해서는 성공하기 힘들다.

손 감독이 브랜든 나이트, 마정길 투수코치와 함께 투수진을 잘 관리할 수 있을까. 평소 세심한 손 감독의 성격답게 투수진을 모두 챙길 경우 나이트, 마 코치와 임무 부담이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퍼즐 조각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손 감독이 지금까지 신경쓸 일이 없던 타선 운영 역시 관건이다. 키움 타선은 리그에서 수준급 화력을 갖추고 있고 짜임새가 좋지만 치밀한 작전과 이를 뒷받침해 줄 준비가 필요하다. 홍원기 수석코치를 비롯해 코치들의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키움 히어로즈 투수 한현희(왼쪽)-안우진. ⓒ한희재 기자, 곽혜미 기자

◆ 한현희-안우진, 맞바꾼 보직 결과는
지난해 프로 2년차에 팀의 5선발을 맡았던 안우진은 필승조로 보직이 바뀐다. 아직 투구폼이 완성되지 않아 한 번에 긴 이닝을 던지면 무리할 수 있다는 판단. 팀 불펜에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필요하다는 것도 이유다.

대신 안우진이 비운 자리는 한현희가 선발로 돌아온다. 한현희는 2018년 30경기 11승7패를 기록했으나 지난해는 불펜으로 61경기에 나와 24홀드를 달성했다. 손 감독은 "선발로 뛰고 싶다"는 한현희의 의지를 높이 사 그에게 선발 기회를 주기로 했다.

한현희가 흔들릴 경우 대체 선발로는 김동준, 신재영 등이 준비한다. 안우진과 함께 윤영삼, 이영준 등 기존 불펜뿐 아니라 임규빈, 박주성, 김정후 등 새 얼굴들도 불펜에 자리잡아야 한다. 키움이 한 시즌 탈 없이 마운드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이 선수들이 힘을 내줘야 한다.

◆ '멀티 수비' 모터는 어디에 자리잡을까
마운드의 키플레이어가 이승호라면 내외야의 키플레이어는 새 외국인 타자 테일러 모터다. 지난해 113타점으로 리그 타점왕을 차지한 제리 샌즈 대신 새로 입단한 모터는 35만 달러 저렴한 타자지만 자리 싸움 중인 키움 타자들에게는 견제의 대상이다.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모터는 일단 3루수로 시작할 예정이다. 샌즈가 떠난 우익수 자리가 비는 것. 이정후, 임병욱 외에 김규민, 허정협, 박정음, 그리고 외야수로 전향하는 임지열, 신인 박주홍까지 우익수 자리에 매달릴 수 있다.

모터가 만약 우익수로 향한다면 3루가 전쟁터가 된다. 장영석과 지난해 말 상무에서 제대한 김웅빈, 유망주 김주형 등이 경쟁 후보다. 체력 안배를 위해 지난해 가끔씩 3루수로 나온 김하성도 있기는 하지만 키움은 한 명이 자리잡아 모터가 외야에서 타격에 집중하길 바라고 있다.

▲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하성. ⓒ곽혜미 기자

◆ 김하성 ML 쇼케이스, 원동력? 부담?
김하성은 지난달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앞두고 '폭탄 발언'을 했다. 2020시즌 후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대해 키움 구단의 허락을 받았다는 것. 키움은 김하성이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진출을 준비할 수 있도록 이례적으로 한 시즌 전 메이저리그 진출을 수락했다.

최근 2년 연속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받고 국가대표 단골 멤버가 되면서 리그 톱 유격수로 인정받은 김하성은 이제 KBO리그를 넘어 해외 리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강정호, 박병호 등 직속 선배들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린 것을 보고 자라면서 눈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의욕이 넘치는 김하성의 성격상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몰릴 올 시즌은 그에게 활실한 쇼케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그가 스카우트들을 의식하다 오버페이스를 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리그 7년차 최고 연봉(5억5000만 원)을 받은 김하성의 2020시즌에 많은 이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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