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1960년대 인기 아나운서 임택근이 별세했다. 12일 유족 측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11일 오후 8시쯤 숙환으로 숨을 거뒀다. 향년 88세.
임택근은 지난해 10월 심장 문제로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이후 뇌경색 및 폐렴 등에 걸려 중환자실에서 투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택근은 지난 1950~60년대 인기를 끈 유명 아나운서다. 그는 1951년 연세대 재학 중 KBS의 전신인 서울중앙방송국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이후 라디오 프로그램 '스무고개', '노래자랑' 등을 진행하며 주목받았다. 고인은 1956년 멜버른 올림픽 중계방송 등 스포츠 중계방송에 활약했다.
특히 그는 "고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는 멘트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1964년 MBC로 이적한 그는 '임택근 모닝쇼'로 안방을 찾는 등 활발히 활동했다.
임택근은 상당한 인지도와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정계에도 도전했다. 1971년 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서대문구을에 민주공화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당시 신민당 김상현 의원에게 져 낙선했다.
다시 방송계로 돌아온 임택근은 MBC에서 상무, 전무이사 등 고위직을 역임했으며, 1980년 퇴사 후에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대한고용보험 상무, 코스모스 악기 상임고문, 한국복지재단 이사 등 주로 기업인으로 활동했다. 1990년 KBS '노래는 사랑을 싣고'로 오랜만에 마이크를 잠시 잡기도 했다.
임택근은 복잡한 가족사의 주인공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둘째 부인과 셋째 부인 사이에서 가수 임재범과 배우 손지창을 각각 혼외자식으로 얻었다.
임재범은 지난 2011년 KBS2 '승승장구'에서 임택근에게 "몸과 마음도 영혼도 많이 망가진 것으로 안다. 누구의 탓도 아닌 것 같다"라며 "손지창을 진심으로 안아주고, 눈물로 호소하라"라고 말했다. 임택근은 임재범은 자신의 호적에 올리기도 했으나, 손지창에게는 별도의 지원이나 교류 등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임재범은 "손지창에게 못하겠다면 손자에게라도 하라. 그게 아버지에게 드리는 부탁"이라며 손지창에게 진심으로 사죄할 것을 당부했다.
손지창은 임택근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 2012년 tvN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에 출연해 자신의 부친은 임택근이 아닌 이모부라고 선을 그었다. 그의 성 '손'도 이모부의 성이다.
손지창은 "중학교 3학년 때 어머니가 친부를 말해줬다. 내가 그리던 아버지가 있고 유명한 분이었다는 것이 좋았었다. 전화 통화를 하고 찾았다"라며 "나와 만났는데 종이를 들고 있다가 손을 떨더라. 반가워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회의가 있다고 빨리 가라고 해서 실망했었다. 나를 별로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 내게 2만 원을 주더라. 그걸 받으러 간 게 아니었는데, '(내가)왜 왔지'란 생각을 했다. 그러고 나선 연락도 안 하고, 안 갔다"라며 어린 시절 임택근에게 받은 상처를 고백하기도 했다.
고인은 전 주한 미국 대사인 성 김(한국명 김성용)의 외삼촌이기도 하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반포동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4호실에 마련됐으며, 임재범이 상주를 맡았다. 손지창-오연수 부부도 빈소에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한다. 발인은 14일 오전 8시.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sohyunpar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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