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일리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FA 포수 시장에서 철수하고, 2차 드래프트에서 포수 영입을 건너뛰고도 성민규 롯데 단장은 피식 웃었다. 성 단장의 웃음은 포수를 데려오지 않아 뿔이 나 있던 롯데 팬들의 '민심'에 불을 지폈다.

2차 드래프트가 끝나고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롯데는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포수 보강에 성공했다. 성난 민심은 하루 만에 가라앉았고 성 단장을 향한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롯데 측 관계자는 "포수FA 영입에서 철수했다고 해서 구단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성 단장의 웃음은 플랜B, 플랜C에서 비롯된 자신감이었다.

11일(한국시간) 롯데를 놀라게 할만한 트윗 하나가 날아왔다. 롯데에서 5시즌을 뛰었던 브룩스 레일리가 메이저리그 복수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롯데는 레일리와 재계약을 추진하던 중이었다. 해당 내용을 전달한 MLB 네트워크 존 모로시 기자는 메이저리그에서 저명한 소식통 중 한 명으로 흘러들을 정보가 아니었다.

하지만 FA 시장에서 그러했듯 롯데는 전혀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롯데는 레일리를 재계약 대상자로 분류하고도 협상이 틀어질 것을 대비해 대체 선수 리스트를 물색해 왔다. 특정 선수가 레일리보다 더 좋은 선수라는 확신이 든다면 방향을 틀 가능성도 있었다.

현재 롯데의 네트워크는 이전과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다. 시카고 컵스에서 오랫동안 스카우트를 지냈던 성민규 단장은 물론이고, 래리 서튼 퓨처스 감독 또한 마이너리그에서 잔뼈가 굵어 폭넓은 인맥을 자랑한다. 삼성에서 합류한 박현우 부단장 역시 오랜 스카우트 경력으로 그만의 외국인 리스트를 갖고 있다.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협상 능력도 달라졌다. 브록 다익손과 재계약하지 않고 새로 데려온 애드리안 샘슨은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 풀타임 선발투수였다. 나이는 28세. 메이저리그 경력으로나 나이로나 한국으로 오긴 쉽지 않은 등급이었다. 하지만 성 단장은 한국에서 발전해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다는 설명으로 샘슨의 마음을 움직였다. 롯데가 수준급 선수들을 스카우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성 단장은 현재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다. 12월 중순까지 열리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단기적으론 외국인 선수 및 외국인 코치를 찾기 위한 일로 보이지만 넓게 봤을 땐 이 또한 인적, 기술적, 구조적 프로세스를 적립하기 위한 과정이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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