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성과 라건아(왼쪽부터). 이번 시즌 전주 KCC의 성적은 이 두 선수에게 달려 있다 ⓒ KBL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트레이드 후 약 한 달이 지났다. 전주 KCC가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3연패로 부진에 빠진 KCC가 오는 7일 원주 DB와 붙는다.

상대하는 DB는 리그 2위 팀이다. 거기다가 원주 원정. 여러 모로 KCC에겐 쉽지 않은 경기다.

KCC는 트레이드로 이대성, 라건아를 데려온 후 치른 5경기에서 1승 4패로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결과뿐 아니라 경기 내용도 좋지 않았다. 시즌 초반 보였던 KCC의 움직임이 사라졌다.

전창진 KCC 감독은 "리바운드, 궂은일 등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말한다. "선수들이 궂은일부터 시작해야 되는데 화려한 득점만 생각한다"고 최근 부진을 분석했다.

트레이드 전 KCC는 외국선수 의존도가 적었다. 리온 윌리엄스는 궂은일에 능한 '마당쇠형' 선수였지 공격에서 에이스를 맡을 정도의 파괴력은 없었다.

때문에 이정현, 송교창, 김국찬, 송창용 등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찬스를 엿봤다. 모션 오펜스를 강조하는 전창진 감독의 색깔도 잘 녹아들었다.

하지만 이대성, 라건아라는 확실한 카드가 들어오자 움직임이 멈췄다. 이대성이나 라건아가 공을 잡으면 나머지 선수들이 그대로 서 있는 경우가 잦았다. 패스를 통한 득점보다는 몇몇 선수들의 개인기에 의한 득점이 많았다.

KCC가 풀어야할 숙제는 이대성과 라건아의 활용법이다. 개인 기량만 놓고 보면 두 선수는 리그 최고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사용법이 쉬운 편이 아니다. 둘 다 공격 욕심이 크다.

이대성은 볼을 들고 있는 시간이 많다. 때로는 팀을 구하는 영웅이 되지만, 무리한 플레이로 경기를 그르치는 역적이 되기도 한다. 라건아는 서울 삼성 시절부터 자기에게 제때 공이 오지 않으면 코트에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털어놨다.

KCC는 가장 최근 경기인 지난달 31일 고양 오리온전에서 이대성이 3점슛 7개 포함 24득점으로 활약했다. KCC로 트레이드된 후 가장 많은 점수를 올렸다. 라건아는 27득점 13리바운드로 팀 내 최다득점자였다.

하지만 14점 차 패배했다. 두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이 22점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대성, 라건아 활약에도 전창진 감독이 웃지 못한 이유다. 특히 전창진 감독은 이날 이대성의 경기력에 대해 "컨디션이 좋았다"면서도 "공격 횟수가 상당히 많다. 이점에 대해 조율을 좀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대성의 공격 점유율을 급격히 줄이면 선수 고유의 공격력도 같이 죽을 수 있다. 라건아도 마찬가지다. 지나치게 팀 플레이를 강조하면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KCC는 이대성, 라건아가 모두 개인 득점은 가져가면서 팀 전체적으로도 살아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주일 만에 치르는 DB전에서 KCC가 이대성, 라건아 활용법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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