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와이번스 김광현(왼쪽)과 두산 베어스 김재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청담동, 김민경 기자] 뜻밖의 도전이 스토브리그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잠잠했던 해외 진출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했다. 

한동안 메이저리그 도전을 주저하는 분위기였다. 2015년 강정호(당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2016년 오승환(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현수(당시 볼티모어 오리올스) 박병호(당시 미네소타 트윈스) 이대호(당시 시애틀 매리너스), 2017년 황재균(당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이 활발히 도전하면서 붐이 일었는데 지금은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 

강정호와 오승환이 그나마 여러 시즌을 뛰면서 메이저리그에서도 실력을 충분히 발휘했다. 하지만 강정호는 음주운전 등 개인사 문제로 커리어가 꼬이면서 올해 무적 신세가 됐고, 오승환은 부상 여파로 국내 복귀를 결정했다. 오승환은 삼성 라이온즈로 돌아왔다. 김현수, 박병호, 이대호, 황재균 등은 힘겹게 버티다 1, 2시즌 만에 꿈을 접었다. 

SK 와이번스 좌완 김광현이 정적을 깨고 가장 먼저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2014년 한 차례 포스팅 시스템으로 진출하려다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번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 언론은 6일 5년 전에도 김광현에게 관심을 보였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다시 영입 후보로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김재환은 5일 미국 도전을 공식화했다. 두산 동료들도 몰랐을 정도로 조용히 꿈을 준비했다. 김재환은 '2019 WBSC 프리미어12' 대표로 뛴 보상으로 포스팅 신청이 가능한 등록 일수를 채우면서 구단에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혔다. 김광현과 비교하면 미국에서 김재환은 생소한 선수지만, 2016년부터 4년 동안 홈런 131개를 몰아치고 지난해 리그 MVP를 차지한 경력은 충분히 어필할 만하다.

김광현과 김재환은 이제 문을 두드렸을 뿐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최악의 경우 계약까지 이르지 못하면 다시 원소속팀에서 뛰어야 한다. 그래도 두 선수의 용기 있는 도전은 KBO리그 선수들의 도전 의식을 깨우기 충분했다. 최근 열리고 있는 각종 시상식에서는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된 질문이 꼭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다. 

KBO리그는 물론 국제 무대에서도 빼어난 타격 재능을 보여준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도 질문을 피할 순 없었다. 이정후는 6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9 나누리병원 일구상 시상식'에서 최고 타자상을 받은 뒤 "아직은 나이도 실력도 안 되지만, 차근차근 성장해서 해외에서 뛸 실력이 되면 그때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현종은 이날 김광현과 함께 일구대상을 수상한 뒤 "KBO리그에서 뛴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뿌듯했다. 나는 선, 후배들과 KBO리그를 잘 이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했고, 2013년부터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안착해 올해 FA 자격까지 얻은 류현진은 시상식마다 김광현에게 조언을 건네고 있다. 

다른 선수들도 "최근 메이저리그 진출 소식이 잠잠했는데, 두 선수 다 좋은 결과 얻어서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여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두 선수의 도전 결과가 앞으로 후배들에게 미칠 영향이 꽤 클 것으로 예상했다. 가까이는 키움 유격수 김하성과 NC 다이노스 외야수 나성범이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을 꿈꾸고 있다.   

FA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올해 스토브리그 초반은 잠잠했지만, 김광현과 김재환이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진 뒤로 조금은 뜨거워졌다. 두 선수의 운명은 앞으로 30일 안에 결정된다. 그때까지는 쭉 뜨거운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청담동, 김민경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