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손담비가 KBS '동백꽃 필 무렵'으로 배우로서 2막을 열었다 제공|키이스트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손담비의 재발견이었다. 

손담비는 지난 21일 종영한 KBS2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연기자로서 확실한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 손담비는 까멜리아의 종업원 최향미를 맡았다. 결손 가정 출신인 향미는 과거 술집에서 일하다 동백과 함께 지내며 새로운 삶을 살겠노라 다짐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다짐과 함께 끝내 까불이에게 살해당하는 비극적 운명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향미가 살았던 물망초의 꽃말 '나를 잊지 마세요'처럼 시청자는 모두 손담비와 향미를 기억했다. 
▲ 배우 손담비가 KBS '동백꽃 필 무렵'으로 배우로서 2막을 열었다 제공|키이스트

손담비는 최향미였다. 출연 확정을 지은 뒤 뿌리 염색도 멈췄다. 자신과 닮은 점이 없는 향미라는 캐릭터를 철저히 파고 들어갔다. 맹하고 초점이 없지만, 눈치가 빠르고 멍청하지 않은 향미를 표현하기 위해 대사의 빠르기와 발음도 신경을 썼다. 초반 연기력 논란은 그에게 가슴 아프게 다가왔지만, 이내 모두가 향미 캐릭터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손담비를 향한 평가도 180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손담비는 "'동백꽃 필 무렵'은 나의 제2막이 시작되는 곳이다. 내가 여태까지 달려온 게 '동백꽃 필 무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이런 사랑을 한번 받아보고 싶었고, 갈망했었다"라고 털어놨다. 

향미가 동백을 만나고 옹산에 살며 단단해지듯, 손담비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손담비는 "나는 하나를 물고 늘어지면, 나중에야 빛이 온다. 가수하면서도 우여곡절이 많았다"라며 데뷔 후 순탄치 않았던 자신의 활동을 떠올렸다. 그는 "이후 '미쳤어', '토요일밤에'라는 좋은 곡을 받았다"라며 "당시 '미쳤어'는 잘될 것이란 보장은 없었다. 의자춤이 특이하지만,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생각도 했었다.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기까지 6년이 걸렸다"라고 털어놨다. 
▲ 배우 손담비가 KBS '동백꽃 필 무렵'으로 배우로서 2막을 열었다 제공|키이스트

그는 "연기는 더 오래 걸리리라 생각했다. 나의 섹시한 퍼포먼스형 가수라는 이미지가 강해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 선입견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오래 걸리리라 마음먹고 시작했다. 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하는데, 이때를 너무 기다렸다"라고 힘줘 말했다.

'빛과 그림자'를 비롯해 '가족끼리 왜 이래', '미세스캅2' 등 여러 드라마에 출연하며 항상 마음에 자신의 가수 이미지를 벗겠다는 각오를 가슴에 품고 있었다. 

손담비는 "이번 배역을 소화하며, 나에 대한 선입견이 조금 더 벗겨지지 않을까 생각하며 해왔다. 이번에는 좀 벗겨진 것 같다"라며 "부잣집딸 혹은 센 배역이 내게 오곤 했다. 캐스팅에서도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너무 답답했다. 나는 다른 것도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섹시 이미지를 일부러 강조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라고 밝혔다
▲ 배우 손담비가 KBS '동백꽃 필 무렵'으로 배우로서 2막을 열었다 제공|키이스트

이제는 다양한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손담비의 선택을 기다린다. 손담비는 "잘 고르는 수밖에 없다. 20%를 넘는 대작을 만나기는 힘들 수 있겠지만, 내 연기력만 입증된다면 다음에는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강조했다. 자칫 겨우 만난 '인생 캐릭터' 향미가 지워지지 않도록, 좋은 선택을 하겠다는 각오다. 

연기자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난 뒤에는 언제건 음반도 발표하는 것이 손담비의 꿈이다. 그의 궁극적 목표는 가수와 배우로서 모두 좋은 성과를 거둔 '전설' 엄정화다. 

손담비는 "음악은 포기해본 적이 없지만, 지금은 연기자로서 인지도를 더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내 목표는 엄정화다. 가수와 연기를 넘나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이유도 그렇게 하지 않나"라고 되물으며 "가수로도 어색하지 않고, 연기하면서도 어색하지 않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 배우 손담비가 KBS '동백꽃 필 무렵'으로 배우로서 2막을 열었다 제공|키이스트

손담비는 "나는 이제 출발한다. 더욱더 열심히 하다 보면 엄정화처럼 가수와 배우를 오가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뿌리가 깊은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물 들어올 때 노를 젓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담비는 "쉴 생각이 없다. 열심히 다음 작품을 검토 중이다"라며 차기작에 대한 기대도 당부했다. 

성공적으로 '동백꽃 필 무렵'을 마무리한 손담비는 오는 25일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떠나 향미와 작별할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박소현 기자 sohyunpark@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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