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와 SK는 21일 허도환(왼쪽)과 윤석민 트레이드를 최종 발표했다 ⓒSK와이번스 ⓒkt위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와 kt가 6개월 논의 끝에 결국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대형 트레이드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서로 실리를 챙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결론이 가능하다.

kt와 SK는 21일 나란히 보도자료를 내고 트레이드 성사 소식을 알렸다. kt는 내야수 윤석민을 내주는 대신 SK로부터 포수 허도환과 현금 2억 원을 받았다. 트레이드는 시즌이 끝난 직후 결정됐으며, 2차 드래프트 이후 발표하기로 합의됐었다. 21일 KBO의 최종 승인이 떨어진 뒤 공식 발표했다.

성사된 지도 오래됐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더 오래된 협상이었다. SK와 kt는 지난 5월 2대2 트레이드(박승욱·조한욱↔정현·오준혁)에 합의했었다. kt는 박승욱에, SK는 정현에 욕심을 낸 트레이드였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두 팀은 추가 트레이드를 논의했다. 타격에 문제가 있었던 SK는 윤석민을 원했고, kt는 좌완 혹은 포수에 욕심이 있었다.

다만 트레이드는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시즌 중 서로의 이해관계가 제대로 맞지 않은 까닭이다. 하지만 두 팀은 끈을 놓지 않고 이를 계속 논의하기로 했고, 결국 시즌 뒤 기존 논의보다 판을 줄인 선에서 합의에 이르렀다. SK는 2차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에 해당하는 현금 2억 원을 추가로 건네면서 트레이드 밸런스를 맞췄다.

SK는 내야 공격력을 강화했다. 올해는 부진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으나 윤석민은 중거리 타자로 1군 통산 타율이 0.288에 이른다. 홈런도 100개를 기록했다. 출전 시간만 확보되면 두 자릿수 홈런이 무난한 선수다. 1루수 제이미 로맥, 3루수 최정의 백업 요원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던 SK는 윤석민을 영입해 양쪽에서 모두 활용할 전망이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취득이 1년밖에 남지 않았으나 SK는 큰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다. 필요하다면 현재 시장 상황에서 적절한 가격에 다시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SK는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채태인에 이어 윤석민까지 보강하면서 내야 공격력을 강화했다. 허도환의 이적은 아쉽지만 제대한 이홍구가 가세할 예정이고 수비력이 좋은 이현석도 있어 큰 문제는 아니다.

kt도 수비력과 리더십이 좋은 백업포수를 얻었다. 윤석민은 이강철 kt 감독의 2020년 구상에서 자리를 잡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 감독은 1루에 문상철과 오태곤을 눈여겨보고 있고, 좋은 3루수감을 찾는다면 황재균의 1루 전향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올해 63경기 출전에서 보듯 윤석민의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반면 포수 포지션에 고민이 있었다. 주전포수 장성우가 있지만, 백업이 약했다. 대형 신인인 강현우가 가세할 예정이나 고졸 신인이라는 점에서 아직은 시간이 필요했다. 한편으로는 장성우를 자극할 만한 백업포수의 필요성도 있었다. 수비력과 적응력이 뛰어나고 1군 경험이 풍부한 허도환을 영입한 kt는 이해창을 40인 바깥으로 풀 수 있었다. 

두 팀의 적극적인 트레이드도 눈에 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계속해서 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손차훈 SK 단장과 이숭용 kt 단장은 현대 시절 한솥밥을 먹어 서로를 잘 안다. 한편으로 염경엽 SK 감독과 이강철 kt 감독 또한 히어로즈 시절 감독과 수석코치로 함께 일한 ‘절친’ 사이다. 

두 구단 모두 기본적으로 트레이드를 두려워하지 않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다, 이런 인연이 활발한 의사소통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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