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류지혁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갑자기 들어가서 긴장했을 것이다."

두산 베어스 선배들이 갑자기 경기에 나서 긴장했을 유격수 류지혁(25)을 다독였다. 류지혁은 22일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6회말 선두타자로 갑작스럽게 교체 출전했다. 6회초 땅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처리한 유격수 김재호가 오른쪽 종아리 근육 경련으로 갑자기 경기에서 빠진 여파였다. 공교롭게도 이닝 교대 후 첫 타석이 김재호 타순이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류지혁은 장비를 차고 타석에 섰다. 6회말 첫 타석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8회말 1사 1, 2루 2번째 타석에서는 볼카운트 2-0에서 타격해 인필드플라이 아웃이 됐다. 앞서 김재호가 타석에서 감이 좋았던 터라 류지혁의 침묵이 팬들에겐 아쉬울 수 있었다. 

김재호는 갑자기 이탈한 자신을 대신해준 류지혁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내가 갑자기 빠지는 바람에 (류)지혁이가 긴장했을 것이다. 큰 경기이기도 하고 심리적 압박이 컸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내가 빠지고 한동안 팀 안타가 안 나와서 분위기가 가라앉을까 봐 걱정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포수 박세혁은 "(김)재호 형이 다쳤을 때는 헉했다. 지혁이도 깡이 있는 선수다. 지혁이한테 이길 수 있다는 말을 많이 해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2루수 최주환은 류지혁이 타석에서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린 점을 칭찬했다. 그는 "2볼에서 방망이를 돌렸다고 나쁘게 보고 싶지 않다. 선배로서 이야기하자면,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린 거니까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결과로 이야기하는 것은 결과론"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류지혁은 2017년부터 3년 동안 두산 내야 주축 선수들이 빠져도 구멍이 느껴지지 않도록 틈을 채워주는 만능 백업으로 활약했다.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빈 곳이 생기면 어디든 뛰었기에 두산이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할 수 있었다.

두산 선배들은 갑작스럽게 경기에 나섰는데도 자기 몫을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 후배를 다독이며 끌고 가고 있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