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쳐 보면 안다. 지금 이영하는 최고다."

두산은 23일 키움과 한국시리즈 2차전에 영건 이영하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파격적인 선택이다.

두산은 잠실에서 열리는 1, 2차전에서 최대한 승리를 거둬야 한다. 3, 4, 5차전이 모두 키움 홈 구장인 고척돔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 원투펀치인 후랭코프 대신 이영하를 선택했다는 건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팀 선배들의 든든한 응원도 받고 있다.

베테랑 오재일은 한국시리즈 미디어 데이에서 이영하를 MVP 후보로 꼽았다.

단순히 그날 옆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이영하의 공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느꼈기 때문이다.

오재일은 "일단 이영하가 시즌 막판 페이스가 가장 좋았다. 우리 팀 투수 중 가장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한국시리즈가 길게 가지 않으면 2차전에 한번 등판에 그치겠지만 한번을 던지더라도 대단히 인상적인 공을 던질 것이라고 기대된다. 그래서 MVP 후보로 자신 있게 지목한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페이스가 좋기 때문만은 아니다. 준비 기간 실제 이영하의 공을 쳐 보며 기대는 확신으로 바뀌었다.

오재일은 "연습 경기 때 이영하의 공을 쳐 봤는데 확실히 달랐다. 정말 치기 까다롭다는 생각을 했다. 그 페이스가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진다면 정말 큰일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영하는 시즌이 진행될수록 좋은 구위를 보였다. 9월 평균자책점이 2.00에 불과하다.

정규 시즌 우승을 결정 지은 최종전(1일 NC전)에서도 1이닝만 던지고 팀이 역전에 성공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 이영하 ⓒ곽혜미 기자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런 이영하를 "기운이 따라붙은 선수"라고 표현했다. 실력 이상의 그 무언가가 지금 이영하에게 있다는 뜻이다.

MVP 후보를 묻는 질문에도 "이영하가 김재환을 꼽았으니 나도 김재환을 하겠다. 기운이 붙은 선수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라고 답했다.

김 감독도 단순히 기운만을 놓고 이영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준비 기간 지켜본 이영하의 구위가 믿음을 줬다고 볼 수 있다.

두산은 이영하의 호투를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올 시즌 키움전 성적은 1승1패, 평균자책점 6.30으로 좋지 못했다. 그러나 두산은 이영하의 최근 페이스는 그때와 또 다르다고 믿고 있다.

상대적으로 불펜이 약한 두산이기에 단순한 호투가 아니라 긴 이닝 투구까지 필요한 상황. 이영하가 팀의 믿음에 부응하는 투구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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