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와 교육리그에서 페르난도 아로요 롯데 코디네이터가 송주은과 이야기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페르난도 아로요 코디네이터는 지난 8월 25일 투수 육성 총괄 코디네이터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2009년 돌연 은퇴를 선언한 뒤 10년 만에 복귀.

지난 2개월. 그의 눈에 비춰진 롯데 마운드는 이랬다. 21일 상동구장에서 만난 아로요 코디네이터는 "롯데 투수들은 도망다니는 경향이 있다"고 쓴소리했다.

양상문 전 감독은 롯데에 부임하면서 전도유망한 투수들이 많다고 흡족해했다. 롯데엔 키 190cm 듀오 윤성빈과 김원중을 비롯해 구승민, 정성종 등 시속 150km 내외 빠른 공을 던지는 20대 투수들이 즐비하고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선 고교 야구 최대어로 평가받은 서준원까지 품었다.

하지만 올 시즌 볼넷이 546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많은 볼넷은 평균자책점 최하위로 이어졌고, 팀 순위는 최하위로 추락했다. 롯데 마운드엔 '새가슴'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양 전 감독과 뒤를 이은 공필성 감독 대행은 "투수들이 타자와 승부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답답해했다.

아로요 코디네이터는 "지난 2개월 경기를 보니 많은 투수들이 안 맞으려고 피해 다니더라. 롯데 투수들은 제구가 나쁘고, 4사구가 많다. 던진 이닝에 비례해 주자를 내보내는 수치가 너무 높다. 거의 5대5에 이른다. 이 비율이 6대4나 7대3으로 낮아져야 한다"며 "몸쪽에 공을 던지고 맞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뒤에 수비들이 투수를 도울 수 있다. (야구는) 투수 혼자 하는 게 아니다. 몸쪽을 던지고 타자와 강하게 승부를 할 수 있도록 고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 페르난도 아로요 코치가 있을 때 선수였던 임경완은 10년이 지난 현재 코치가 됐다. ⓒ롯데 자이언츠

아로요 코디네이터가 2008년 롯데에 투수 코치로 부임했을 때도 마운드 상황은 비슷했다. 젊고 가능성 있는 투수들은 정면승부 대신 도망가기 바빴다. 그러나 당시 아로요 투수 코치의 손을 거친 뒤로 환골탈태했다. 장원준은 가장 큰 성공작.

아로요 코디네이터는 "기술적인 부분보단 마인드적 변화를 많이 이야기한다"며 "나뿐만 아니라 한국인 코치들이 협력해서 이야기하고 있고 많은 선수들이 성장했다. 나만의 노력이 아니라 모든 코치들의 노력이다. 이렇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다음 시즌이 정말 기대된다"고 활짝 웃었다.

현재 상동 구장엔 이용훈과 강영식, 그리고 임경완이 투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2008년과 2009년 아로요 코치 아래에서 공을 던졌던 선수들이다. 남아 있는 투수는 송승준뿐이다.

아로요 코디네이터는 이대호와 강민호 그리고 손민한 등 당시 함께했던 롯데 선수들을 떠올리며 "롯데에 돌아오니 제자들이 다 코치를 하고 있더라. 다시 돌아와서 좋다"며 "이젠 미래들을 이끌게 됐다. 그들이 성장했으면 좋겠다. 한 번 지켜보자"고 확신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