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우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키움 안우진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팀이 벼랑 끝까지 몰리는 것을 막아야 하는 특명이 주어졌다.

키움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6-7, 끝내기 패배를 했다.

전력 손실이 적지 않은 경기였다. 필승 카드인 조상우를 2이닝(32구)을 던지게 하고도 패한 것이 가장 아픈 대목이었다.

정규 시즌에선 전날 경기에서 30개 이상 투구한 불펜 투수는 다음 날 휴식을 취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원칙에 가장 충실했던 사령탑이 바로 장정석 키움 감독이다.

장 감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유주자 시 등판해 위기를 막아 낸 불펜 투수는 가급적 다음 이닝에 올리지 않는 관리 야구를 했다.

장 감독은 "투수가 주자가 있을 때 등판해 위기를 막으면 보통 상황의 몇 배 이상 체력적 정신적 소모가 된다는 것이 데이터로 나타나 있다. 그래서 위기를 넘기면 다음 이닝에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규 시즌의 한 경기도 아니고 한국시리즈에서 2이닝이다. 조상우는 첫 이닝은 완벽하게 막았지만 두 번째 이닝에선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실점 위기까지 몰렸다.

보통의 경우라면 2차전에는 출장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장정석 감독은 1차전 패배 뒤 "이럴 때(포스트시즌) 쓰려고 시즌 중에 많이 아끼고 비축한 것이다. 쓰게 될 상황이 오면 조상우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상우에게 긴 이닝을 맡기긴 어려울 것이다. 활용도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위기가 단 한번뿐이라면 좋겠지만 경기가 늘 뜻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2차전 선발은 영건 이승호다. 한국시리즈에 등판한 경험이 없다. 두산전에서 강했던 점(3승 무패, 평균자책점 2.52)을 믿고 2차전에 기용하는 것이지만 정규 시즌과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2연패로 몰리게 되면 이후 경기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위기가 오면 빠른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키움 불펜에서 조상우 다음으로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투수는 안우진이다. 실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서 경기 초, 중반에 찾아온 위기에선 안우진 카드가 먼저 활용되기도 했다.

일단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SK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한동민에게 2타점 2루타를 맞기도 했지만 나머지 경기에서는 안정감 있는 투구를 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50㎞를 가뿐하게 넘고 있고 장기인 고속 슬라이더도 평균 140㎞를 가뿐하게 넘기고 있다. 정규 시즌보다 약 3㎞씩 구속이 상승했다. 그만큼 위력도 커졌다.

장 감독은 2차전에서 필승조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가 찾아오면 안우진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높다.

이제 남은 것은 안우진이 그 무게를 견뎌 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한국시리즈는 이번이 처음인 안우진이다. 지난해 가을을 평정했던 기운이 이어진다면 2차전을 반전의 무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반대의 경우라면 키움은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몰릴 수 밖에 없다.

안우진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해낼 수 있을까. 2차전 승패가 좌우될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포인트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