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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타임 시선] 중국에도 2연패… 야구 타이중 참사, KBO-KBSA 갈등부터 꼬였다

기사승인 2019.10.21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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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과 3위 결정전에서 패한 뒤 망연자실한 한국 대표팀 ⓒSPOTV 중계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물론 정예 멤버와 거리는 있었다. 그러나 항상 낮게 봤던 중국에도 두 판을 내리 졌다. 결과에 변명을 댈 수 없는 ‘타이중 참사’였다. 

한국은 20일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제29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중국과 3위 결정전에서 6-8로 역전패했다. 6-2로 앞서다 8회에만 대거 6점을 내주고 그대로 무너졌다. 일본과 대만에 완패했음은 물론 중국에도 두 번을 지며 4위로 대회를 마감한 한국은 전력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경기를 중계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은 “한 번은 질 수 있어도, 두 번을 진다는 것은 실력”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중국이 발전했다고 해도 설마 두 번을 질까”라고 낙관하던 팬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런 결과는 많은 관계자들의 우려 그대로였다. 야구계 인사들은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불거진 KBO(한국야구위원회)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의 갈등이 참사의 조짐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는 전반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대회다. 일본이나 대만도 전력을 다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중요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는 올림픽 개최국 일본을 제외한 상위 두 나라에 도쿄올림픽 야구 최종 예선 출전권이 주어졌다. 오는 11월 열리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대표팀이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할 경우, 최종 예선이 최후의 보루였다. 보험은 챙겨야 했다.

그러나 선수 선발부터 생긴 잡음이 대회를 망쳤다. 대만은 미국에서 뛰던 선수들을 일부 소집하는 등 단단히 준비를 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오히려 우리보다 한참 위였다. 중국도 미국 교육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실력 있는 젊은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대거 출전했다. 만만히 봐서는 안 됐다. 그럼에도 순수 아마추어로 대표팀을 구성한 한국은 대회에 들어가서야 현실의 벽을 깨달았다.

원래 계획은 순수 아마추어가 아니었다. 대회 중요성을 감안해 KBO는 프로 1.5군급 선수들 차출에 협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그간 아시아야구선수권은 프로 1.5군급 선수들과 아마추어 선수들이 비슷한 비율로 섞여 치르곤 했다. 그러나 주관 단체인 KBSA에서는 아마추어 선수들로만 대표팀을 꾸리겠다고 통보했다. 대학생 20명, 고등학생 4명로 팀을 구성했으나 실력의 한계는 분명했다.

▲ 김응룡 회장 취임 이후 KBO와 소통이 원활해질 것이라는 기대는 산산조각났다 ⓒ한희재 기자
뭔가의 뚜렷한 계획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KBO와 KBSA 사이의 반목이 그 원인이었다. KBSA는 최근 KBO 행보에 큰 불만을 품고 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폭발했다는 게 대다수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당시 선동열 감독은 아마추어에서 선수 1명을 선발하는 암묵적인 룰을 깨고 전원 프로선수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아마추어 야구계의 반발이 극심했다. KBO와 프로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신인드래프트에서도 소동이 작지 않았다. 대학 감독들은 위기에 몰린 대학 야구를 살리기 위해 프로 구단들이 대졸 선수들을 더 많이 지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프로 구단들은 “최근 대졸 선수들의 실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난색을 드러냈다. 논란 끝에 결국 구단별로 대졸 선수를 1명씩 의무 지명하는 데 합의하고, 고교 졸업자의 육성선수 지명을 자제하는 등의 방안으로 간신히 사태를 봉합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대회 성적은 프로의 시각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대학 선수들은 평균연령 만 21세의 중국 대표팀보다도 나은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투·타는 그렇다 치더라도, 기본적인 수비와 주루에서도 숱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가장 중요한 경기에 선발 등판한 실질적 에이스는 고교 졸업반인 소형준(kt)이었다. KBO 관계자들이 대회 내내 답답한 심정을 숨기지 못한 이유다.

한 구단 육성팀 관계자는 “냉정하게 이야기해 지금 대학에 가는 선수들은 고교 시절 지명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번 저평가를 받았던 선수들인 셈”이라면서 “대학에서 발전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예전처럼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수업을 다 받아야 해 훈련량부터 턱없이 부족하다. 자원도 예전만 못한데 환경도 열악하다. 대학야구 수준이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교 최강 레벨 팀과 붙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KBSA가 김응룡 회장, 양해영 부회장 체제로 개편되면서 KBO와 소통이 원활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산산조각났다. 김 회장은 프로에서 오랜 기간 활약했던 전설의 명장이자 삼성 사장까지 지냈다. 양 부회장은 KBO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두 인사 모두 프로 행정에 정통하다. 박상희 전 회장 시절 단절됐던 대화가 이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오히려 불신의 벽만 쌓이는 형국이다. KBSA 내에서도 한곳을 바라보지 못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KBO와 KBSA는 같이 가야 할 조직이다. 아마추어는 프로의 젖줄이다. 아마추어가 없는 프로는 있을 수 없다. 반대로 KBSA는 KBO의 지원을 받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경기력 향상, 저변 확대 등 현안이 산적해있는데 기본적인 소통이 되지 않는다면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2019년판 ‘타이중 참사’가 그 반성의 시작이자, 꼬인 실타래를 푸는 시발점이 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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