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한국시리즈 진출이 확정된 뒤 브랜든 나이트 코치(왼쪽)와 마정길 코치는 서로를 얼싸안았다. ⓒ고척돔,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마운드가 가을에 더욱 빛나고 있다.

키움은 지난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SK 와이번스를 10-1으로 꺾고 시리즈 3연승을 달성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키움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2014년 이후 5년 만이고 창단 후 2번째다.

준플레이오프 4경기, 플레이오프 3경기를 치르며 6승1패를 기록하는 동안 키움을 든든히 떠받친 것은 투타 조화였다. 그중에서도 14명이 한 명도 빠짐 없이 제 몫을 한 투수진은 인상깊었다. 키움은 6승 모두 불펜 투수들이 구원승을 거두면서 '벌떼 불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7경기 44번의 투수 교체를 하면서 가장 걱정한 이들은 장정석 키움 감독, 그리고 브랜든 나이트, 마정길 키움 투수코치들이었을 것이다. 투수 교체가 실패할 경우 넘어갈 수 있는 경기의 흐름, 아직 어린 투수들이 받을 타격을 모두 감당해야 하기 때문. 이 때문에 플레이오프 3차전 대승 후 나이트 코치와 마 코치는 누구보다 더 따뜻하고 특별한 포옹을 나눴다.

타자 출신의 장 감독은 투수 운영에 대해 나이트 코치를 전폭적으로 신뢰했다. 나이트 코치는 올 시즌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 등 외국인 투수들과도 자주 식사를 함께 하고 한국 적응을 도왔을 뿐 아니라 선발 풀타임이 처음인 이승호, 안우진을 단련시키고 최원태의 컨디션 관리를 위해 힘 썼다.

마 코치는 이번 가을야구에서 10명의 불펜 투수들이 '전원 필승조'의 임무를 성공할 수 있게 기틀을 닦은 '숨은 주역'이다. 항상 불펜 쪽에 있어 보이지 않지만 외로운 불펜에서 때로는 코치로, 때로는 선배로 투수들을 다독이고 격려하며 성장시켰다. 선수 때부터 자기 관리가 투철했던 마 코치를 봐온 투수들은 그에게 많은 조언을 구하고 있다.

나이트 코치는 시즌 내내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했고 마 코치는 "우리 투수들은 충분히 강하다"고 되뇌었다. 두 코치의 주문 같고 바람 같던 말들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3차전이 끝난 뒤 더그아웃에서 만난 마 코치는 기자에게 말했다. 

"제가 항상 말씀드렸죠? 저희 투수들은 강합니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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