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오른쪽)은 2015년 부임 후 5번째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두산은 2016년 이후 3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탈환을 노리고 있다. ⓒ 곽혜미 기자
▲ 두산 베어스 선수들은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한 지난 1일 NC 다이노스와 최종전처럼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에도 그라운드로 뛰어나올 수 있을까.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경험이 많은 게 부담되기도 하죠."

두산 베어스는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5년째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따냈다. 지난 5년 동안 FA로 빠져나간 선수들을 빼면 전력은 거의 그대로다. 가을 경험으로만 따지면 주축 선수들 대부분이 베테랑이다. 

김 감독은 5번째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과정은 느낌이 조금 다른지 묻자 "똑같다"고 했다. 여러 번 경험했다고 특별히 더 여유가 있진 않다는 뜻이었다. 김 감독은 "어차피 경기하는 것은 다 똑같다. 선수들 분위기는 주장이 끌고 가는 것이고, 그저 준비하는 동안 부상 선수들이 안 나오기만 바랄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두산과 비교해 주축 선수 대부분이 한국시리즈 경험이 없다. 2014년 창단 첫 한국시리즈를 경험하고 올해 2번째 기회를 잡기까지 5년 동안 새로운 얼굴이 더 많아졌다. 박병호, 서건창, 박동원, 김하성, 조상우, 오주원, 한현희, 김지수가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나섰던 멤버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3승1패, 플레이오프에서 SK 와이번스를 3승으로 제압하면서 무섭게 분위기를 탔다. 두산이 강팀인 것은 맞지만 "투타 짜임새에서 우리도 밀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부족한 한국시리즈 경험을 걱정했다.  

김 감독은 키움의 걱정을 들은 뒤 "경험이 많은 게 오히려 부담일 수도 있다"며 "키움은 지금 무섭게 분위기를 타면서 올라왔고, 3위부터 올라온 거니까 우승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이니까. 우리 선수들은 1위를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수 있다. 부담을 느끼지 않았으면 해서 선수들에게 다른 말은 하지 않는다.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잡으면 좋겠지만,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면 된다. 팬들께 좋은 경기를 보여 드려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연히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의 책임감이 커졌다. 린드블럼은 22일 잠실에서 열리는 1차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린드블럼이 달아오른 키움의 화력을 잠재워야 두산이 기선을 제압하고 시리즈 분위기를 끌고 갈 수 있다. 

김 감독은 "단기전은 선취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린드블럼의 에이스 임무가 중요하다. 연습 경기(16일 상무전)에서 구속이 최고로 나오진 않았지만, 포수 (박)세혁이 말로는 공 끝이나 회전이 좋았다고 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타선에서는 4번타자 김재환의 몫이 중요하지만, 부담을 나눠 줄 타자들은 충분히 있다. 오재일, 정수빈, 최주환, 허경민 등이 그동안 가을에 강했고,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박건우는 정규시즌 때 안타 생산 능력이 좋았다. 전반적으로 타격 컨디션은 괜찮다는 평가다. 

두산은 정규시즌 144번째 경기까지 치열하게 달리며 극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키움의 분위기도 좋지만, 두산도 정규시즌 마지막의 기운을 살려 한국시리즈까지 이어 가겠다는 각오다. 한국시리즈 베테랑 두산은 키움의 이번 가을 기세마저 잠재우며 3년 만에 정상을 탈환할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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