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우석이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왼손투수 차우찬은 전형적인 '가을 사나이'다. LG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24경기에 등판했고, 평균자책점은 3.44로 자신의 통산 성적 4.47보다 1점 가량 낮다. 

모든 날이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차우찬 역시 가을 야구에서 고개를 숙인 적이 있다. 2010년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6⅔이닝 동안 10실점했다. 대신 한국시리즈 활약으로 플레이오프의 부진을 만회했다. 2019년의 고우석처럼 2010년의 차우찬도 실패를 바탕으로 성장했다. 

LG는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큰 내상을 입었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1차전 1구 끝내기 홈런 패배로 고개를 숙였고, 2차전에서는 2사 후 동점 적시타 허용으로 블론세이브까지 저질렀다. 

▲ LG 차우찬. ⓒ 곽혜미 기자
LG 투수조에서 가장 자상한 선수로 꼽히는 차우찬이 고우석을 위로했다. 9일 3차전을 앞두고 만난 차우찬 역시 고우석의 고전이 쓴 약으로 작용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좋은 경험이라고 했어요. 단기전에서 패턴 변화를 주기는 해야 하거든요. 그건 생각처럼 쉽게 되는 게 아니라 직접 느껴봐야 해요."

차우찬은 고우석의 2경기 부진이 긴장 때문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다들 물어보면 긴장 절대 안 했다고 해요. 저도 그래요. 긴장은 못 느끼는데 힘부터 들어가고 그런 경우가 많아요. 지금 고우석이 딱 그런 것 같아요." 

고우석에게는 '의미 있는 공을 던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우찬은 "(박병호가)친 거는 잘 친건데 (고우석에게)물어보니까 그냥 스트라이크를 던졌다고 하더라고요. 확실히 정하고 던지라고 했어요. 낮게 던질 건지 몸쪽에 붙일 건지. 낮게 던지려고 하다가 높게 들어가서 맞는 건 납득이 되는데, 그냥 던진 공이 맞으면 허무하니까. 생각 못 했다고 하더라고요"라고 얘기했다. 

차우찬의 조언 덕분이었을까. 고우석은 9일 4-2로 앞선 9회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결국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치고 첫 세이브를 올렸다. 지금까지의 마음의 짐을 다 털어내듯 힘차게 소리를 질렀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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