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 창간 5주년을 만나 배우 임윤아를 만났다. 제공|SM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올 여름, 영화 '엑시트'를 본 관객이 940만이다. 스크린을 통해 배우 임윤아(30)의 매력을 느낀 이들이 천만에 가깝다는 얘기다. 조정석이 연기한 용남만큼 돌아볼수록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임윤아가 맡은 '엑시트'의 의주는 고단한 사회생활 속에서도 건강한 기운이 풍겼다. 손님들을 먼저 대피시키고 제 순서를 양보하는 책임감의 소유자였고, 무시무시한 재난 앞에 주저앉는 대신 뛰고 또 뛰는 근성의 소유자기도 했다. 940만 관객 모두가 그런 그녀와 용남이 살아남길 진심으로 바랐다. 

돌아보면 신기했다. 국보급 걸그룹의 센터로, 수많은 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 지내 온 그녀가 땀내나는 청춘에 착 맞게 녹아난 게. 임윤아는 되려 의외였다고 한다. '공조'의 털털한 처제나 '효리네 민박' 속 싹싹한 알바생을 보며 사람들이 신기해한 게. 지나온 시간만큼 성숙해진 결을 그간 보여줄 수 없었다는 게 임윤아 나름의 생각이다. 그녀 스스로 선택해야 할 것들이 더 많아진 만큼 그녀 본연의 색과 기운은 앞으로 더 분명해질 것 같다. 부쩍 가까이 다가온 듯한 임윤아를 바라보며 그녀의 5년 후, 10년 후가 더 궁금해졌다. 

-지난 추석 연휴에 IPTV로 '엑시트'를 다시 보고 또 봤는데, 다시 봐도 잘 뛰더라. 감탄했다. 

"제가 진짜 체력이 좋으신 줄 알고 계속 뛰는 역할을 주신 건데, 직접 다 하긴 했다. 그래도 당시엔 힘들었다. 뛰어서 다리에 알이 뱄는데 그 다음날 또 뛰면 점점 체력이 저하되지 않겠나. 현장은 일이 있어도 바로바로 처치가 가능한 상황이긴 했다."

-이상근 감독이 인터뷰 때 '임윤아가 한번만 더 뛰면 쓰러질 것 같은데, 그 한번을 더 시켰다. 그걸 끝까지 뛰어낸 다음에 실려 갔다'고 감탄하며 미안해 했었다.

"감독님 말씀은, 저도 '너무 뛰어서 울었다'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이야기시다. 시멘트가 막 있는 공사장 같은 곳을 뛰는 장면이다. '한 컷이 더 있어야 한다'고 한번만 더 뛰라는데 다리가 아파서 도저히 못 뛰겠더라. 그런데 못 뛰면 거길 다시 오든가 해야된다고 하고. 뛰고싶다 생각하는데도 진짜 못 뛰겠더라. 그래도 해야하지 않나. 딱 한 번 하겠다고 했다.(웃음) 그런데 막상 그 한 번을 하려니 그 와중에도 중간에 주저앉거나 하면 그 요만큼 때문에 이 신을 못 쓴다는 게 너~무 아까운 거다.(웃음) 결국 다 뛰고 카메라를 벗어나 쓰러졌는데, 감독님이 너무 미안해 하셨다. 그리고 그 신을 멋있게 써 주셨다."

-그게 다 '근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엑시트'에서 의주를 연기하는 배우로서 '책임감'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래서 더 윤아가 의주와 닮았다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성향이 있나보다. 끈기, 지구력은 부족한 것 같다. 뛸 때 느꼈다. '난 장거리가 아니라 단거리 스타일구나.'(웃음) 그냥 하고 싶은 게 있거나 이루고 싶은 게 있으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심3일이라 운동 이런 건 그렇게 잘 못하는데, 책임감 같은 것이 크게 작용하나보다. 의주를 연기하면서 저를 보게 되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제가 연기하는데 편한 부분도 있고, 보시고 좋아해주시는 부분도 있더라. 왜일까, 나한테 어떤 비슷한 게 있을까, 무얼 좋게 봐주시는 걸까 생각도 해봤다. 예전엔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이야기한 적이 있다. 다른 사람 시선도 생각하고 그저 '열심히 해야겠다'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책임감이 무겁게 다가온다. '내맘대로 자유롭게 할래'가 아니라 제 주관을 좀 더 표현하면서도 제 스스로 편하게 지내려 생각하는 부분이 생겼다."

▲ 스포티비뉴스 창간 5주년을 만나 배우 임윤아를 만났다. 제공|SM엔터테인먼트
-이미 연기 경력이 10년을 훨씬 넘겼다. 히트 일일극 '너는 내 운명'의 새벽이부터 '공조'에서 현빈에게 빠진 유해진 처제나 이번 '엑시트'의 의주까지, 다양한 가운데 밝고 건강한 캐릭터들을 즐겨 연기했다. 변화를 꿈꾸기도 하나.

"밝은 것도 여러 종류가 있지 않나. 저도 어두운 편이 아니기 때문에. 예전에는 더 밝았다고 느끼긴 한다. 밝았다가 어두워졌다는 게 아니라, 예전과는 결이 좀 달라진 것 같다. 이번에 예능 프로그램 나가면서도 조금 느꼈는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의 윤아'가 이런 '밝음'을 지닌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을 했다. 밝고 명랑한 장난꾸러기 느낌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게 좀 어려워지는 거다. 캐릭터도 캔디같은 밝음도 있지만 또 어른스러운 밝음, 그런 사랑스러움이 있었으면 좋겠다. (변화를 시도한다면) 스스로 자신감이 들 때, 보시는 분들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하면 좋을 것 같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아닌게 아니라 '엑시트' 제작자 강혜정 대표도 '효리네 민박'에 출연한 임윤아의 모습을 보고 캐스팅을 제안할 생각을 했다더라. '효리네 민박', '공조', '엑시트' 등을 연달아 보면서 임윤아라는 사람이 훌쩍 가까이 다가온 듯한 느낌이 든다. 

'영화를 보시고 '공조'에서 어떻게 했어요?' 하고 놀라시면 제가 되려 놀라곤 했다. '효리네 민박'에서 새로운 모습을 봤다 하셨는데, '이게 왜 새로운 모습이지?'하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의 제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왜 의외라고 하지? 따져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겠더라. 그때는 그랬고, 지금은 성숙해지기도 하고 변화가 있을텐데 그걸 보여드릴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왜 나를 이렇게 보지' 했는데 그렇게 보실 수밖에 없었던 거다. 생각해 보면 예전엔 밥도 프라이빗한데서 먹고, 주위를 의식하고 다녔다. 요즘엔 '뭐 어때' 하면서 편하게 지냈다. '사람다운 삶'이라고 해도 되려나. 그런 자연스러운 게 나도 좋다. '이게 뭐 그렇게 어렵다고 안하고 지냈지' 하는 생각도 든다. 당시로 돌아가면 또 똑같을 수도 있겠지만.(웃음)"

▲ 스포티비뉴스 창간 5주년을 만나 배우 임윤아를 만났다. 제공|SM엔터테인먼트
-배우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지만 소녀시대 활동도 계획하고 있나.

"아직 계획이 없다. 갑자기 뭔가가 훅 들어오고 하루하루 달라질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렇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열려있다."

-서른살 윤아를 마주하니 시간이 지나고 단단해지며 생긴 건강한 기운이 느껴진다. 지금까지 거듭해 온 '선택'의 결과인 것도 같고.

"늘 틀리지 않았던 건 아니다.(웃음) '공조' 이후에는 작가님이나 감독님, 상대 배우들과 대본을 보고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연기 연습도 혼자 해보려 하고 있다. 덕분에 독립하는 시간이 된 것도 같고. 회사 및 주변과 서로서로 호흡을 맞추며 지내온 시간들이 있다. 길을 잘 안내해주신 대로 걸어오다 보니까 지나온 길이 단단했구나 싶고, 이젠 어떤 길을 가야 할지 조금씩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꼭 작품 선택이 아니더라도 자잘하게 선택을 거듭하고 있다. 선택을 하고 주관을 표현하고 또 그만큼 결과나 책임을 감수해야 하는 선택을 하며 가는 길이 있다. 잘 걸어가고 싶다."

-스포티비뉴스 5주년을 함께해 줘 감사하다.

"창간 5주년을 축하드린다. 왠지 술술술술 이야기가 나왔다. 스포티비뉴스에서 좋은 소식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10주년쯤 우리 또 만나자!" <끝>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oi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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