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테사커(왼쪽), 벵거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페어 메르테사커(아스널)가 아르센 벵거 감독의 아스널 마지막 시기 실패를 벵거의 실패가 아닌 선수들의 실패로 규정했다.

메르테사커는 2018년 선수 생활을 끝난 후 아스널 아카데미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메르테사커는 아스널의 레전드로 불릴 만한 선수다. 2011년 입단해 7년 동안 뛰었고, 은퇴도 아스널에서 했다. 말년에는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빅6'와 경쟁에서 점차 힘을 잃어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힘들어 할 때 팀을 꿋꿋이 지탱한 선수다.

팀이 휘청하면서 그 비판은 장기 집권하고 있는 벵거 감독에게 쏠렸다. 누군가는 욕 먹을 사람이 필요했고, 그 욕은 온전히 벵거 감독이 받았다. 팬들은 20년 넘게 팀에 헌신한 감독 퇴진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벵거 감독은 2017-18시즌을 끝으로 아스널을 떠났고, 메르테사커도 함께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메르테사커는 벵거 감독이 떠날 시기에 아스널의 실패를 감독이 아닌 선수들의 잘못으로 분석했다. 최근 자서전을 발간한 메르테사커는 언론을 통해 자서전 일부를 공개했다.

메르테사커는 "한 경기를 질 때도 있고 연패를 한 적도 있다. 일관성이 부족했다"면서 "벵거 감독은 항상 자신의 팀을 바위처럼 믿었다. 꾸준히, 끊잆엄이 인내심을 갖고 문제에 접근한 감독이다. 연패해도 신경쓰지 않았다. 이런 저런 비판에도 자신이 선택한 선수를 믿었고 그것은 그의 가장 큰 힘이었다"고 평가했다. 선수 기용에 대한 비판을 받았지만 벵거는 끝까지 자신의 선수들을 믿었다. 하지만 "어찌보면 이것이 가장 큰 약점이었을지도 모른다. 벵거 감독은 우리에게 너무 너그럽고 관대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달라지긴 했지만 벵거 감독의 아스널 말년에 구단은 막대한 이적 자금 사용을 기피했고, 전력 보강에 힘을 쏟지 않았다. 벵거 역시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메르테사커는 "경기에 졌을 때 한 팬이 관중석에서 '돈 좀 써라!'라고 외친 적이 있다. 하지만 벵거는 자신의 선수들을 믿었다. 난 지금까지 선수들을 이렇게 굳게 믿는 감독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결국 아스널의 실패는 벵거의 실패가 아닌 선수들의 실패라는 것이 메르테사커의 생각이다. 그는 "벵거는 우리를 정말 인간적으로 대했다. 선수들은 자신의 신뢰를 정당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가 벵거의 지시를 완벽하게 이행했나? 서로가 서로를 끌어줬나? 실패를 통해 배웠나? 아니다.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메르테사커는 "벵거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서 3번 우승한 감독이다. 감독이란 지위를 누려도 된다는 증거다. 하지만 아스널은? 2004년 이후부터 줄곧 부진한 팀이다"라며 아스널의 실패는 벵거 감독의 잘못이 아니라고 다시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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