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환 ⓒ곽혜미 기자
▲ 김재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 김재환이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 더 이상 개인 성적을 위해 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오직 팀 승리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재환은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2016년 시즌 이후 4년 만에 다시 2할대 타율로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44개의 홈런으로 잠실 홈런킹에 올랐지만 올 시즌 홈런은 14개에 불과하다. 133개였던 타점도 82개로 확실하게 떨어졌다. 타점이 그나마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지만 다른 부문에선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많은 분석이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한국 프로 야구를 호령하던 거포의 실패는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그러나 김재환은 더 이상 주변의 평가에 귀를 기울이지 않기로 했다. 실패를 인정하고 앞으로 남은 경기에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김재환은 최근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부끄러운 시즌이다. 이제부터 내가 홈런을 치면 몇 개를 치고 타율을 올리면 얼마나 올리겠는가.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팀이 많은 경기를 이기는 데만 온 힘을 쏟을 생각이다. 우리 팀에는 나 말고도 좋은 타자들이 많다. 그 선수들이 만들어 준 찬스에서 더 집중력을 발휘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한다. 개인 성적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오직 팀이 이기는 것만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환의 부진은 개인 성적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떨어진 장타력을 신경 쓰다 보니 타격 폼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성적이 더 떨어졌다는 것이다.

공인구의 반발력이 떨어지며 가장 규모가 큰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쓰는 김재환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도 있었다.

다 나름의 분명한 이유가 있는 설명이었다.

김재환도 그런 분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의 경우라면 충분히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들이 외야에서 잡히며 스트레스를 받아 왔다.

하지만 이제 많은 것을 내려놓기로 했다. 올 시즌 개인 성적은 더 나빠지기도 더 좋아지기도 힘든 상황. 오로지 팀만을 생각하며 타석에 들어서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재환은 "팀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둬야 가을 야구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더 이상 개인적인 스트레스로 타격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팀이 필요로하는 타격을 하는 것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그것이 남은 시즌, 내가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해 성적이 있는데 올 시즌 성적이 초라해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왜 안 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다행히 김재환이 최근 들어 좋은 경기력을 보여 주고 있다. 이제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감을 이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움은 이제 멈추겠다고 선언한 김재환이다. 눈에 보이는 팀의 승리만이 그에겐 의미를 가질 뿐이다. 자신을 내려놓고 팀을 위해 마지막 힘을 내보겠다는 김재환. 그의 남은 시즌이 어떻게 기록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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