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시즌 고전을 이어 가고 있는 기쿠치 유세이(왼쪽)와 천웨인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현진(32·LA 다저스)을 제외한 아시아 출신 투수들의 쉽지 않은 시즌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선수는 천웨인(34·마이애미)과 기쿠치 유세이(28·시애틀)다.

천웨인과 기쿠치는 험난한 2019년을 보내고 있다. 각각 '재기'와 '데뷔'라는 키워드가 있었으나 누구도 만족스럽지 않은 시즌이다. 

천웨인은 시즌 전부터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지난해 26경기를 모두 선발로 뛰었던 천웨인은 올 시즌을 앞두고 불펜으로 내려갔다. 선발로 쓰기에는 구위가 너무 떨어져 있던 탓이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어 25인 로스터에서 제외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어쩔 수 없이 쓰고는 있지만 성적은 여전히 좋지 않다.

천웨인은 14일(한국시간)까지 35경기에서 51이닝을 던졌으나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7.06에 머물고 있다. 4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중 천웨인보다 평균자책점이 좋지 않은 선수는 리그 전체를 통틀어 10명에 불과하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도 마이너스(-0.4) 값이다.

큰 기대를 모았던 기쿠치는 벌써부터 현지의 우려를 모은다. “실패 위험이 크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기쿠치는 시즌 25경기에서 126⅓이닝을 던지며 4승8패 평균자책점 5.56에 머물고 있다. 126⅓이닝 동안 맞은 홈런만 31개다. 12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중 기쿠치보다 평균자책점이 높은 선수는 릭 포셀로(보스턴·5.67), 애런 산체스(휴스턴·5.60) 둘 밖에 없다. 기쿠치의 WAR 역시 -0.1이다.

두 선수는 제법 많은 돈을 받는 고액 연봉자라는 공통점도 있다. 자연히 몸값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천웨인은 2016년 시즌을 앞두고 마이애미와 5년 8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마이애미가 한숨을 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내년에도 계약이 남아 있어서다. 극단적인 경우 잔여연봉을 부담하더라도 방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기쿠치도 몸값으로 화제가 됐다. 올 시즌 전 시애틀과 계약할 당시 규모가 꽤 컸다. 기쿠치는 3년간 4300만 달러를 보장받는다. 4년 차에는 기쿠치가 계약을 선택할 수 있다. 옵트아웃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기쿠치는 4년 차 1년 1300만 달러를 보장받는다. 보장 금액만 4년 5600만 달러다. 적지 않은 금액을 베팅했지만 결과는 초라하다.

반등 기회는 있을까. 천웨인은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미 구위가 현격하게 떨어졌고, 홈런의 시대에 전혀 버티지 못하고 있다. 기쿠치는 아직 만 28세의 나이다. 반등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역시 피홈런이 많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크다. 홈런의 시대에 계속 고전할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한다는 것은 좋은 징조가 아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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