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은범이 장기인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고 있다.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LG 송은범이 달라졌다. 8월 들어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하고 있다. 이적 후 제 기량을 찾으며 빠르게 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LG는 필승조였던 정우영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황. 송은범이 그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워 주며 LG의 상위권 싸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화 시절과는 달라진 송은범이었다. LG는 송은범을 한화와 1대1 트레이드(신정락)하며 "장기인 투심 패스트볼의 무브먼트가 줄어든 것이 지난해와 차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2점대(2.50)였던 평균자책점이 5점(5.66)대로 치솟은 이유였다.

송은범과 한화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송은범은 "한화 시절에도 지적된 문제였다. 지난해보다 팔 각도가 5㎝ 정도 올라간 것이 원인이었다. 팔 각도를 내리면 투심의 무브먼트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역시 트랙맨 데이터를 쓰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와 차이를 발견할 순 있었다.

상태를 바라보는 눈은 같았지만 LG의 진단은 달랐다. 팔의 각도를 시즌 중에 인위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실패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손을 댄 것이 보폭이었다. 송은범의 부진이 메커닉적인 데 있었다는 진단을 내린 것이었다.

최일언 코치의 지도 아래 송은범은 이전보다 7㎝ 정도 더 보폭을 늘렸다. 하체의 움직임이 많아지면 팔 각도도 자연스럽게 변할 수 있다는 최일언 코치의 이론에 따른 변화였다.

▲ 송은범. ⓒLG 트윈스
변신은 대성공이었다. 스트라이드가 길어지며 자연스럽게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가 길어졌다.

송은범은 익스텐션이 긴 선수가 아니다. 트레이드 이전까지 패스트볼 평균 익스텐션은 1.61m에 불과했다. 

하지만 스탠스를 넓게 하며 자연스럽게 공을 많이 끌고 나와 던지게 됐다. 이제는 패스트볼 평균 익스텐션이 1.66m까지 나온다. 이전보다 5㎝더 앞에서 공을 뿌리고 있는 것이다. 평균보다는 여전히 짧지만 투심 패스트볼의 변화를 생각하면 이 정도 변화도 큰 힘이 될 수 있었다.

익스텐션이 길어지면 타자의 체감 구속이 빨라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하체의 힘을 받으며 공을 뿌리게 되면서 공 끝에 힘도 생겼다.

LG 전력분석팀은 "하체의 움직임이 좋아지며 전체적인 송은범의 구위가 향상됐다. 한화에서 부진이 투구 메커닉적인 점에 있다고 봤고 최일언 코치가 이 문제에 대한 수정을 하며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보폭을 7㎝ 가량 더 끌고 나오는 것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보폭 7㎝. 송은범이 다시 정상급 불펜 투수로 올라설 수 있는 비밀의 숫자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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