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민은 3X3 농구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선수가 나가떨어질 정도로 높은 속도감이 3X3 농구 매력"이라며 종목 홍보를 잊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잠실, 박대현 기자] 속도전 외피를 입은 체력전.

3X3 농구 매력은 속도감에 있다. 격렬한 스크린과 쉴 새 없는 볼 로테이션, 돌파와 슛을 두루 구사해야 하는 '멀티성'이 시선을 잡아챈다. 

체력은 필수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10분을 하루에만 2~3차례 소화한다.

농구가 백병전으로 느껴지는 미묘한 경험이 가능하다.  

컴투스 KOREA 3X3 프리미어리그 2019(이하 프리미어리그) 플레이오프가 지난 10일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열렸다.

이승준, 김동우가 이끄는 무쏘가 도쿄 다임(일본)을 21-17로 꺾고 우승했다. 극적이었다. 경기 종료 41.3초 전 이승준이 그림 같은 2점슛으로 셧아웃 승을 완성했다. 

관중석이 들썩였다. 코트 주변을 채운 이백여 명이 떠나갈 듯 함성을 올렸다. 명승부를 보인 무쏘에 환호했다.

8강 토너먼트로 시작한 플레이오프. 3-4위전까지 포함해 총 8경기가 열렸다.

사람이 구름처럼 모였다. 원체 호흡이 빠른 3X3 농구 특유의 매력에 시민 발길이 멈춰섰다.

여기에 코트 아나운서로 나선 '농잘알 배우' 박재민(36)이 감칠맛을 더했다. 약 4시간 동안 재기 넘치는 입담을 뽐내며 관중 귀를 즐겁게 했다. 지루할 틈이 없었다.

박재민에게 물었다. 5대5 농구와는 다른 3X3 매력이 뭐냐고. 망설임이 없었다. 

"엄청난 속도감이다. 3X3 농구는 지공이 불가능하다. 매우 빠른 공수전환과 선수가 나가떨어질 정도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경기 룰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 한국 '무쏘'가 컴투스 KOREA 3X3 프리미어리그 2019 플레이오프 우승을 거머쥐었다. 노승준과 김동우, 장동영, 이승준(왼쪽부터)은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 거두고 싶다"며 환히 웃었다.
한 해 농사가 끝났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무쏘 우승으로 이야기 결말을 맺었다.

시즌이 끝나면 미국프로농구(NBA)는 팀을 뽑는다. 퍼스트 팀과 세컨드 팀, 서드 팀을 선정해 그해 최고 선수를 라인업 형태로 발표한다.

박재민에게 프리미어리그 플레이오프 베스트 3를 꼽아달라고 했다. 

"무쏘 이승준과 김동우, 도쿄 다임 토모야 오치아이를 꼽고 싶다. 세 선수 모두 엄청난 체력과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득점력으로 팀을 결승으로 이끈 게 인상 깊다. 세계적인 플레이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현재 박재민은 유튜브 채널 '조손의 느바'에 출연한다. 조현일 스포티비(SPOTV) 해설위원, 손대범 점프볼 편집장과 함께 남다른 농구 사랑, 지식을 뽐낸다.

SPOTV가 NBA, 국제농구연맹(FIBA)에 이어 프로농구연맹(KBL)까지 중계를 맡은 상황. KBL 콘텐츠도 출연을 고려하는지 궁금했다.

"불러만 주신다면 감사하다(웃음). KBL이 최근 (인기 저하) 말이 나오는데 난 이게 경기력 문제라고 보진 않는다. SPOTV가 NBA 중계에서 보여 준 다양한 아이템과 (수준 높은) 해설진 등을 KBL에도 도입한다면 충분히 옛 인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프리미어리그에는 KBL 출신 선수가 많다. 이승준과 노승준(이상 무쏘), 차재영과 최윤호(이상 PEC) 등 여러 선수가 유니폼을 벗은 뒤 3X3 농구로 제2 삶을 산다.

현역 KBL 선수 가운데 박재민이 생각하는 3X3 농구에 가장 특화된 이는 누구일까. 모든 질문에 막힘없이 답하던 그도 살짝 당황했다. 

그럼에도, 답변은 빠르고 시원했다.

"서울 SK 나이츠 김선형을 꼽고 싶다(웃음). 워낙 개인기와 스피드가 좋지 않나. 코끼리프렌즈 한준혁 스피드과 무쏘 김동우 키를 모두 지닌 선수다. 3X3 농구에 입문하면 빠르게 최정상급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말 막기 힘든) 전천후 공격수가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박재민은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체대 사람'이다. 본업은 배우지만 스포츠를 향한 애정이 우람하다. 

운동능력도 출중하다. 배우 프로필 못지않게 체육 프로그램 경력이 풍성하다. 

그래선지 종목 개념을 설명하는 솜씨가 남다르다. 쉬운 비유로 바른 이해를 도왔다. 

"5대5 농구가 마라톤이라면 3X3 농구는 100m 달리기다. 마라톤에서 황영조, 이봉주가 국민 영웅이셨는데 (두 분 못지않게) 우사인 볼트도 많은 사랑을 받지 않나(웃음). 장거리도 매력이 많지만 단거리도 단거리 특유의 매력이 있다. 3X3 농구도 그렇다. 짧은 시간에 승패가 갈리는 '빠른 호흡'을 원하신다면 큰 만족감을 얻으실 거라 믿는다. 농구계 볼트를 보고 싶다면 3X3 농구를 많이 성원해 달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퇴근길에 농구가 하고 싶어졌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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