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와 두산의 천적 관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유효하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4월 12일, LG 트윈스는 올 시즌 첫 두산전에서 3-0의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한 시즌 전패를 저지한 왼손 투수 차우찬이 승리투수가 됐다. 4선발 임찬규가 등판한 13일 경기까지 5-2로 이기면서 '올해는 다르다'고 결과로 말하는 듯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3승 8패, 최근 9경기에서 1승 8패다.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 차우찬을 전부 투입한 어린이날 3연전에서 싹쓸이를 내주면서 다시 분위기가 기울었다. 지난달 14~16일 3연전에서는 이우찬의 호투로 연패를 끝냈지만 그 뒤로는 다시 3연패에 빠졌다. 

전부 역전패다. 그리고 전부 빅이닝을 허용했다. 한 번 위기에 몰리면 막지 못한 채 흐름을 내주는 일이 반복됐다. 2사 후 실점을 막지 못한 점도 뼈아팠다. 

▲ LG 임찬규 ⓒ 곽혜미 기자
6월 16일 3-0 → 3-5, 2회 5실점

두산 선발투수는 최원준이었다. 올 시즌 처음 선발 등판하는 투수를 상대로 LG는 1회 2점, 2회 1점을 얻어 3-0 리드를 잡았다. 무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가 나온 뒤 추가점을 뽑지 못한 점이 결과적으로 대역전패의 씨앗이 됐다. 

LG는 2회에만 4사구 8개를 허용하는 '역대급' 제구 난조를 제어하지 못하고 5점을 내줬다. 5점이 나는 동안 안타는 하나도 맞지 않았다. KBO리그 역대 최초 기록이었다. 세 번째 투수 김대현이 등판한 뒤에야 2회를 끝낼 수 있었다. 타자들은 3회부터 9회까지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 LG 케이시 켈리 ⓒ 곽혜미 기자
7월 9일 2-1 → 4-11, 5회 7실점

케이시 켈리가 악몽의 5회를 보냈다. 4회까지 2-1로 앞서던 5회, 켈리는 1사 후 연속 안타를 맞았다. 1사 1, 2루에서 박건우의 땅볼을 병살 처리하려던 오지환이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켈리가 만루에서 안타를 맞고 2-2 동점이 됐다. 최주환을 희생플라이로 잡고 점수와 아웃카운트를 바꿨다.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가 힘겨웠다. 켈리는 2사 후에만 안타 4개를 맞았다. 켈리의 2사 후 피안타율은 이 경기 전에도 0.278로 무사(0.257)나 1사(0.205) 때보다 높았다. 이번에는 4연속 피안타로 실점이 순식간에 불어났다. 이 경기를 포함해 켈리의 6월 이후 2사 피안타율은 0.351에 달한다.  

▲ LG 이우찬 ⓒ 곽혜미 기자
7월 11일 2-0 → 2-4, 3회 4실점

'승리 요정' 이우찬의 좋은 징크스가 끝났다. 이우찬은 5이닝 동안 안타를 3개(1홈런) 밖에 내주지 않았다. 그런데 모두 3회에 집중됐다. 여기에 볼넷 2개까지 더해져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박건우에게 동점 홈런을 내준 뒤 점수 2-2에서 2사 1루까지 상황을 안정시켰다. 그런데 김재환과 오재일에게 연속 2루타를 허용하면서 실점이 늘었다. 

LG가 11일 경기에서 내준 8점 가운데 4점이 2사 후에 나왔다. 반복되는 빅이닝과 2사 후 실점, LG의 두산전 열세가 계속된 이유였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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