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전설 이승엽(은퇴)은 2015년 포항야구장에서 통산 400번째 홈런을 쏘아 올렸다. ⓒ 삼성 라이온즈
▲ 지난 25일 포항 두산 베어스전에서 개인 통산 100호포를 쏘아 올린 삼성 라이온즈 이원석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포항, 김민경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제2 구장인 포항야구장은 '약속의 땅'으로 불린다. 삼성은 포항에서 39승 15패로 강했다. 

약속의 땅에서는 기분 좋은 기억과 추억이 많다. 삼성 전설이자 '국민 타자'로 통하는 이승엽은 2015년 포항에서 개인 통산 400호 홈런을 터트렸다. 지난 25일 포항 두산전에서는 이원석이 KBO리그 역대 90번째로 100홈런을 달성하며 '기록의 땅'의 기운을 이어 갔다. 

외야수 박해민은 이승엽의 뒤를 잇는 '포항 사나이'로 활약하고 있다. 포항에서 통산 41경기에 나서 타율 0.400(135타수 54안타) OPS 0.961 1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올해도 4경기 타율 0.308(13타수 4안타) OPS 0.856 1타점을 기록했다.

약속의 땅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포항야구장은 2012년 7월 완공된 비교적 신식 구장이지만, 프로 구단이 1년 내내 쓰는 시설이 아니다 보니 경기장 곳곳이 낙후됐다. 삼성은 포항에서 많아야 한 시즌 9경기 정도를 치른다. 예전에는 NC 2군이 홈구장으로 쓰기도 했는데, 지금은 대부분 아마추어 야구 선수들이 사용하고 있다. 

선수들 경기력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문제는 잔디다.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을 빼면 프로야구 1군 구장에는 모두 천연잔디가 깔려 있다. 포항구장은 야외 구장이지만 인조잔디를 쓰고 있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자주 사용하다 보니 그라운드 곳곳이 파여 있고, 잔디 상태도 좋은 편이 아니다.

▲ 26일 많은 비가 내린 포항야구장. 그라운드가 물바다가 됐다. ⓒ 포항, 김민경 기자
그라운드 흙이 제대로 다져지지 않아 선수들이 플레이할 때 흙이 무더기로 튀어 오르기도 했다. 25일 경기에서 박해민은 2루 도루를 하다 얼굴이 흙으로 뒤덮여 당황하기도 했다. 박해민은 급히 수건을 건네받아 얼굴을 닦고 경기를 치렀다. 1군 경기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26일 많은 비가 내리니 포항야구장의 그라운드 문제점은 더욱 도드라졌다. 방수포를 깔긴 했지만, 내야 곳곳 파인 곳에 빗물이 고여 잔디 위로 물이 찼다. 더그아웃 바닥 역시 물바다가 됐고, 더그아웃 천장에서는 빗물이 샜다.    

최고의 시설은 아니지만, 삼성은 그래도 포항을 약속의 땅이라 말했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다른 구장들이 최근 그라운드가 전체적으로 다 좋아졌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포항이 더 낙후되게 느껴진다. 선수들이 느끼기에 상대적으로 그런 것이지 경기장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스포티비뉴스=포항,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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