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kt와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박세웅이 공을 던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부산, 김건일 기자] 박세웅(24)이 던진 공은 홈 플레이트를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 강백호의 방망이가 늦었다.

박세웅은 뒤로 돌아 전광판을 봤다. 구속을 표시하는 전광판엔 '150'이 찍혀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여러 차례 전광판을 돌아본 박세웅은 "다시 (1군에) 돌아와서 던지니 의식을 안 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박세웅은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12승)를 올린 2017년 평균 구속이 143.3km였는데, 팔꿈치에 통증이 생긴 지난해 141.5km로 느려졌다.

그러나 258일 만에 복귀전에서 150km 패스트볼을 던졌다. 슬라이더 최고 구속도 140km까지 나왔다. 2017년 KBO리그 타자들을 쓰러뜨리던 그 구위다.

박세웅은 "지난해엔 스피드가 너무 안 나와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번엔 생각했던 것보다 스피드가 잘 나와서 긍정적"이라며 "팔이 아프지 않다 보니 2017년 구속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어제 결과(3⅔이닝 4실점)는 안 좋았지만 구위는 만족스럽다. 구속이 오른 이유는 심리적인 안정감 덕분인 것 같다. 안 아프니까 자연스럽게 팔이 올라가고 릴리스포인트가 앞으로 나올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 박세웅은 2017년 아시아챔피언십시리즈에서 국가 대표로 뛰었다. ⓒ곽혜미 기자

구속을 되찾은 박세웅은 고속 슬라이더라는 새 무기까지 장착했다. 원래부터 던졌던 슬라이더에 각을 줄이는 대신 속도가 더해졌다. 양 감독은 "연습할 때 보니 슬라이더가 굉장히 좋았다. 켄리 잰슨(LA다저스 마무리 투수)의 컷 패스트볼처럼 꺾인다"며 "포크볼을 대신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여기에 커브도 더해진다. 복귀전에서 박세웅이 던진 공 74개 가운데 16개가 커브다. 패스트볼과 포크볼에 의존했던 투수에서 150km 빠른 공에 슬라이더 커브, 그리고 포크볼을 활용하는 선발투수로 탈바꿈했다.

박세웅은 "슬라이더를 각이 작더라고 빠르게, 힘 있게 던지려고 많이 준비했다. 패스트볼처럼 던지려다 보니 스피드가 빨라졌다. (복귀전에서) 유리한 볼 카운트에 썼더니 정타보다 땅볼이 많이 나왔다. 이 공이 효과를 볼 것 같다"며 "또 커브도 좋았을 때 구속(120km 대 초반)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유용하게 쓸 것 같다"고 했다.

박세웅이 빠져 있는 동안 롯데는 최하위에 처졌다. 박세웅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5선발 자리에 2명을 투입하는 1+1 전략이 실패로 돌아갔고 선발 조기 강판은 불펜 과부하로 이어졌다.

박세웅은 "항상 운동 끝나고 경기를 보면 팀이 하위권에 있어서 안타까웠다.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앞으로 복귀했으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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