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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손흥민-이승우도 당해내지 못했던 비난, 김정민은 '극복 과정 중'

기사승인 2019.06.1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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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전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조부상에 일부 팬들의 거친 비판이 겹쳐 마음 고생이 심했던 이승우를 안아주며 위로하는 손흥민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장면1. 2016년 6월 1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 한국 축구대표팀은 스페인과 평가전을 치러 1-6으로 완패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두고 유럽 원정 평가전 2연전의 출발이었고 무적함대의 강함을 맛봤다.

그런데 후반 16분, 0-5로 크게 지고 있던 상황에서 선발로 뛰었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나는 과정에서 수건을 패대기쳤다. 누구보다 승리욕이 강한 손흥민이었지만, 이 장면이 사진으로 남았고 국내에서 사정을 몰랐던 팬들은 손흥민의 인성을 거론하며 비난을 퍼부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은 데다 자신의 경기력에 불만족해 나온 동작이었는데 마치 당시 지휘봉을 잡았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불만을 표현하는 것처럼 비쳤다. 손흥민은 다음날 체코 프라하로 이동해 첫 훈련에서 언론 앞에서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며 인터뷰했다. "과한 승리욕"이라고 강조했지만, 팬심은 비난 일색이었다.

장면2. 지난 10일, 이승우(엘라스 베로나)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이란과 평가전을 앞두고 조부상 소식을 들었다.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오전 훈련만 끝낸 뒤 수원의 한 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문상객을 받았다. 오후 9시 40분까지 약 7시간 넘게 아버지, 형과 문상객을 응대한 이승우는 곧바로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로 이동했다. 빈소에서 만난 이승우는 "대표팀 소집 중이라 (할아버지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슬픔을 참아가며 문상객과 맞절을 수십 차례 했던 이승우다. 이란전에 나서는 몸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후반 31분 나상호(FC도쿄)를 빼고 이승우를 넣었다. 이승우는 "증명하라"는 벤투 감독의 요구에 맞게 몸을 날리며 영혼을 불살랐다. 그 특유의 승리욕이 발동, 상대와 시비가 붙어 '인성 논란'도 휘말렸다.

그러나 상대는 라이벌 이란이었다. 2011년 1월 아시안컵 8강 연장전 1-0 승리 이후 무승이다. 이기기 위해 달려드는 것이 당연했다. '특수한' 상황이었는데도 거친 비판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선수들은 이승우의 마음을 알고 있었고 1-1로 끝난 뒤 주장 손흥민이 가장 먼저 다가가 상중이던 이승우를 위로했다. 이승우는 경기가 끝나고 빠르게 빈소로 이동했다.

▲ 마음 고생이 심했지만 버티며 다음을 기약한 김정민 ⓒ한희재 기자

손흥민-이승우도 피하지 못했던 맹목적인 비난, 김정민도 거치는 중 "더 노력할게요."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으면 많은 것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경기력이든 작은 행동이든 주목을 받게 마련이다. 손흥민은 비난을 견뎌오며 3년 뒤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차고 조국을 책임지는 존재가 됐다. 이승우는 험한 이탈리아 세리에B에서 A로 승격하는 기쁨을 맛봤다. 벤투 감독에게도 조금이라도 보여주려 애쓰고 있다.

손흥민이 거치고 이승우가 견딘 무서운 비판을 이번에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김정민(FC리퍼링)이 받았다. 김정민은 지난해 11월 호주 원정 평가전 당시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아 A대표팀에 승선, 호주전에 교체로 4분여 출전했다. 이후 올해 3월 평가전에도 소집되는 행운을 누렸다.

A대표팀의 기운을 안고 U-20 월드컵에 출전한 김정민이지만, 경기력 논란에 휘말렸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에서 제대로 뛰지 않았다며 '제2의 기성용'이라는 별명에 먹칠한다는 지적부터 거친 욕설도 있었다. 정정용 감독이 같은 포지션의 정호진(고려대) 대신 김정민을 선발로 내세운 것에 대해 "내 전술, 전략의 실수다"며 자신 탓을 해달라고 했지만, 막무가내였다. 김정민의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악성 글을 남기는 누리꾼도 있었다.

지난해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막내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금메달 기여는 연기처럼 사라졌다. 금호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초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로 떠나 위성구단인 FC리퍼링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과 성장기를 거치는 그의 도전은 철저하게 무시됐다. 대표팀 한 관계자는 "(김)정민이의 차출 과정에 정정용 감독의 고생이 상당했다. 그만큼 필요한 선수라는 뜻이다. 그런데 일부 대중은 단순한 경기만 보고 비판한다. 안타깝다"고 전했다.

17일 서울시청 광장 환영식에서 김정민의 이름이 호명되자 아유 대신 박수가 나왔다. 드러내는 오프라인 민심과 익명의 글로 표현하는 인터넷 온라인 민심은 180도 달랐다. 환영식이 끝나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정민도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 괜찮다"며 마음을 잡았다.

김정민을 위로한 것은 동료들이었다. "특정 누구 한 명이 아니라 선수 모두가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줬다. 응원해주고 또 걱정해줬다. 힘들겠지만 잘 이겨내라, 포기하지 말고 자신감이 있게 하라는 말이었다. 모두 고마웠다"며 계속 발전하겠다고 약속했다.

향후 김정민은 벤투 감독이 원하면 9월 시작되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 부름을 받을 수 있다. 김정민은 벤투 감독의 지속 관찰 대상이다. 김정민도 "(A대표팀) 같은 포지션에 뛰어난 형들이 많아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판 또는 조건 없는 비난의 터널에 다시 들어가더라도 감수하며 버텨 성장하겠다는 것이 김정민의 마음이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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