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와이번스 마무리 투수 하재훈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민경 기자] "이대로 시즌 끝까지 유지하면 다음 시즌까지 안정됩니다. 그럼 2년은 안정적이죠."

SK 와이번스 불펜이 믿고 보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선발이 일찍 내려가도 불펜이 버티고 있기에 큰 걱정은 없다. 12일 수원 kt 위즈전은 선발 박종훈이 4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내려간 뒤 5회부터 정영일(1이닝 무실점)-박민호(1이닝 무실점)-김태훈(1이닝 무실점)-서진용(1이닝 1실점)-하재훈(1이닝 무실점)이 이어 던지며 6-3 승리를 이끌었다. 정영일은 승리 투수가 됐고 박민호와 김태훈은 홀드, 하재훈은 세이브를 챙겼다.

시즌 전체를 봐도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SK 불펜은 12일까지 234이닝을 던졌다. 롯데(271이닝) 삼성(246이닝)에 이어 3번째로 긴 이닝을 책임졌다. 

책임진 만큼 성과를 냈다. SK 불펜은 10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18승을 거뒀고, 40홀드 26세이브로 두 부문 역시 선두다. 블론세이브는 5개로 가장 적었다. 피안타율은 0.250으로 LG(0.217) 다음으로 성적이 좋았고, 피OPS는 0.693로 역시 LG(0.620) 다음이었다. 평균자책점은 4.15로 5위다.

염경엽 SK 감독은 사실상 풀타임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이룬 성과라고 강조했다. 마무리 투수 하재훈이 대표적이다. 해외파 출신 하재훈(29)은 2019년 신인 2차 지명 2라운드 16순위로 SK에 지명을 받았다. 데뷔 시즌에 클로저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 33경기에서 5승 1패 15세이브 3홀드 32이닝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사실상 (김)태훈이 말고는 풀타임을 경험한 선수가 없다. 손혁 투수 코치와 함께 선수들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경험할 수 있게 하려고 신경 쓰고 있다. 성공적으로 1년을 보내봐야 한다. 올해는 경험을 쌓는 엄청난 1년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험이 부족한 만큼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코치진은 선수들이 각자 어떤 상황에 마운드에 오르는지 인지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가르쳤다. 투수 교체는 되도록 좋은 상황에서 진행했다. 그래야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는다는 게 염 감독이 히어로즈 사령탑 시절부터 지켜온 소신이다. 

이제는 선수들이 알아서 움직이는 단계까지 왔다. 염 감독은 "본인들이 던져야 할 이닝이 다가오면 각자 정해진 루틴을 시작한다. 본인이 올라가서 몇 타자를 막고 내려와야 하는지도 확실히 안다. 야구를 왜 해야 하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어린 선수들 마음에 조금씩 성공하고자 하는 욕심이 생기고 있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발판을 잘 다져준 스카우트팀과 손혁 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염 감독은 "첫 번째는 스카우트팀의 공이다. 자질이 있는 선수를 잘 뽑았다. 준비는 사실상 힐만 감독 시절부터 이어졌다고 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손혁 코치는 선수들에게 기본기와 멘탈 교육을 잘해줬다. 운도 잘 따르긴 했지만, 손혁 코치가 선수들이 편하게 나갈 수 있게 자료 준비를 잘해줬다. 물론 마운드에서 이겨낸 건 선수들"이라고 덧붙였다. 

이제는 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수준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우리가 아닌 다른 팀과 팬들, 그리고 언론에서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보다 단단히 유지해서 시즌을 끝내는 게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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