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회 칼훈에게 맞은 홈런은 MLB 28개 구장에서는 홈런이 되지 않았을 법한 타구였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현진(32·LA 다저스)이 모처럼 홈런을 맞았다. 그런데 계산을 해보니 MLB 30개 구장 중 28개 구장에서는 넘어가지 않는 타구였다. 물론 큰 핑계거리는 아니지만, 어쩌면 경기장 운이 조금 따르지 않았다.

류현진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엔젤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3-1로 앞서 7회 플로로가 트라웃에게 동점 투런을 맞아 시즌 10승 요건이 날아가기는 했으나 여전히 좋은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였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35에서 1.36으로 조금 올랐지만 MLB 전체 1위를 유지했다.

4~6회 위기상황에서 강인한 경기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한 류현진이었다. 오히려 유일한 실점은 2회 칼훈의 한 방에서 나왔다. 3-0으로 앞선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칼훈에게 중월 솔로홈런을 맞았다. 4월 27일 피츠버그전에서 조시 벨에게 홈런을 맞은 이후 첫 피홈런이었다.

이 홈런의 타구 속도는 99마일(약 159.3㎞)로 발사각은 29도였다. 타구의 최고 높이는 86피트(약 26.2m), 그리고 비거리는 400피트(약 122m)였다. 분명 잘 맞은 타구였다. 하지만 비거리만 봤을 때 가운데 담장을 넘길 만한 타구는 아니었다. 

실제 ‘스탯캐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이 홈런은 비거리만 놓고 볼 때 MLB 30개 구장 중 2개 구장에서만 넘어가는 공이었다. 엔젤스 스타디움과 보스턴의 홈구장 펜웨이파크만 그렇다. 나머지 구장들은 가운데 담장까지의 거리가 최소 400피트 이상이다. 엔젤스 스타디움은 가운데 담장까지 거리가 396피트(약 120.7m)로 짧다. 펜웨이파크도 가운데 담장의 높이가 꽤 높은 편이다. 펜스에 맞았을 가능성이 있었다. 

류현진도 홈런이 된 뒤 생각보다 공이 멀리 뻗었다는 듯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다저스타디움만 해도 홈런 타구가 아니었다.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이 당연했다. 중견수 버두고 또한 펜스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계산하지 못해 점프 타이밍이 다소 애매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적어도 28개 구장에서는 홈런이 아니었고, 이 28개 구장에서는 잡혔거나 혹은 홈런까지는 아닌 장타가 될 가능성이 컸다. 다만 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펼친 것은 사실이고, 홈런은 홈런이었다. 그리고 이 홈런은 이날 류현진의 유일한 실점이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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