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용덕 한화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는 얼마 전까지 야구계에서 '순위 평화지대'로 불렸다.

매일 순위가 뒤바뀌는 혼전의 상위권, 하위권 팀들과 달리 양쪽으로 경기 차가 넉넉히 떨어진 6위 자리에 홀로 머물렀기 때문. 불과 일주일 전인 20일 한화는 5위 LG에 3경기 차로 뒤져 있고, 7위 kt에는 4경기 차로 앞선 6위였다. 

하위권 팀들과 승차를 벌리면서 호시탐탐 상위권으로 올라갈 기회를 노리는 것이 한화의 시즌 베스트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일주일 만에 판세가 갑자기 기울어졌다. 한화는 지난주 6경기에서 1승5패를 기록하며 롯데와 함께 주간 승률 공동 최하위에 자리했다. 올 시즌 한화의 주간 승률 중 가장 낮다.

치명타는 주중 삼성과 3연전이었다. 한화가 대구에서 삼성에 3경기를 다 내주면서 순식간에 두 팀의 경기 차는 1경기로 줄어들었다. 삼성은 내친 김에 주말 3연전에서 키움에 2승1패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반면 한화는 잠실 두산전에서 1승2패를 기록, 결국 삼성에 공동 6위를 허용했다. 

27일 기준 한화는 5위 LG와 5경기까지 벌어진 한편, 9위 KIA에도 단 2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KIA는 주간 6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기세가 올랐다. 8위 kt도 주중 두산과 3연전을 휩쓸며 달라진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한화가 더 주춤한다면 하위권의 순위 경쟁에 휩쓸릴 수 있다.

한화가 이번주 고전한 이유 중 하나는 득점권 타율. 한화는 주간 팀 타율(.256)은 6위였지만 최하위에 머무른 주간 득점권 타율(.135)이 득점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주 투수들이 잘 던졌지만 1-2로 진 경기가 2차례나 됐다. 26일 경기에서는 7안타 1득점에 그치며, 단 2안타로 2점을 얻은 두산에 1-2로 무릎꿇었다.

또 하나는 마운드의 엇박자. 시즌 초반 한용덕 감독의 속을 썩이던 선발들은 주간 평균자책점 3.93(5위)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팀을 지탱했던 불펜이 주간 6.38(9위)의 평균자책점으로 주춤했다. 결국 26일 박상원, 박주홍, 김경태를 말소하며 1군 불펜진에 변화를 줬다. 한 감독은 "필승조 투수들도 타자와 싸울 자세가 안돼 있으면 기회를 얻을 수 없다"며 선수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 체력 관리가 팀 운영 중 하나의 중요 변수가 된다. 풀타임 시즌 경험을 치러본 투수와 백업 야수 자원이 부족한 한화에는 특히 혹독한 계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가 지난주 부진을 털어낼 수 있을까. 당장 이번주 한화의 상대는 7연승 중인 KIA와 선두 SK다. 한화가 반등의 기로에서 어려운 시험지를 받는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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