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기생충'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를 찾은 배우 이선균. 제공|CJ엔터테인먼트. 제공|CJ ENM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 "너무 벅찼어요. '얘들아 들뜨지 마' 이랬는데 제가 제일 벅찼던 것 같아요. 운 것까지는 아니고,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을 받았던 것 같아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는 프랑스 칸에서 만난 배우 이선균은 조금 들뜬 듯했다. 그를 만난 건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뤼미에르 극장에서 공식상영 다음날이었다.. 8분간 쉬지 않고 박수를 보낸 2300여명의 관객들은 봉준호 감독이 "밤이 늦었으니 집으로 돌아갑시다. 레츠 고 홈, 생큐!"를 외칠 때까지 박수를 멈출 생각이 없었다. 장내 카메라는 계속 감독과 배우들을 비췄다.

"저는 처음이지만 칸영화제 뉴스를 보면 몇분간 기립박수를 쳤다 하는데 기록을 재는 것도 같고. 박수를 따라 치면서 '뭔가 해볼까? 어울리지 않겠지? 박수 치면 건강에 좋겠지?…'(웃음) 벅차는 오르고 여러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응원을 받은 것 같아요."

▲ 영화 '기생충'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를 찾은 배우 이선균. 제공|CJ엔터테인먼트. 제공|CJ ENM
'기생충'은 목구멍이 포도청인 백수 가족의 장남이 부잣집 고액과외 선생님으로 들어가고, 같은 하늘 아래서 다른 세상을 살던 두 가족이 만나며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 가족희비극이다. 이선균은 IT기업을 이끄는 세련된 젊은 부자 '박사장' 역을 맡았다. 이선균은 "캐릭터가 딱 보이지 않는 인물"이라며 "누가 하느냐에 따라 바뀔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모든 인물이 양면성이 있고, 나름의 정당성이 있다"면서 "나이스하지만 치졸한, 박사장 캐릭터를 대변하는 장면 장면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그와 대비를 이루는 백수 가족의 가장은 바로 송강호. 이선균에게는 '기생충'으로 만난 봉준호 감독, 송강호와의 작업이 모두 처음이다. 2001년 뮤지컬 '로키호러픽쳐쇼'로 데뷔한 지 20년이 다 됐고 이미 수많은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해 온 이선균이지만, 동경하던 선배·감독과 처음 만나 작업한 이야기를 털어놓는 그의 들뜬 목소리엔 감격과 흥분이 가득했다.

"당연히 너무나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어요. 꿈같은 일이에요. 너무 좋아하는 영화를 만드는 분, 그 영화에 나온 분과 함께한다는 게, 제가 신인배우는 아니지만 설레고 떨렸어요. 봉준호 감독님도 그렇지만 일단 (송강호) 형과 작업을 한다는 자체가 영광이었어요. 1회차 때 너무 긴장됐어요. 신인으로 돌아가는 것 같고, 대사를 내뱉는 게 영광이었죠. 선배님이 촬영이 없을 때도 늘 나와서 봐주셨어요. 촬영 땐 다들 가족처럼 지내니까 익숙했는데 겹겹이 쌓인 것들을 다 붙여서 보니까 너무 놀랍더라고요."

봉준호 감독과의 첫 작업은 "가이드 봉준호를 따라가는 행복한 패키지 여행이었다"고 이선균은 거듭 말했다. 그는 "대본부터 설계가 너무 잘 돼있고, 여행을 할 때 의지하는 분이 계시고 그 루트가 너무 행복하다는 게 느껴졌다"며 "좀 덜 예민해지고 좀 더 고민없이 하게 된 것 같지만 100% 믿고 즐기는 여행이었던 것 같다"고 환희 웃었다. "

어느 순간 그 큰 인물이 영화 잘 찍는 동네 형처럼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해요."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 영화 '기생충'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를 찾은 배우 이선균. 제공|CJ엔터테인먼트. 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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