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기생충'의 레드카펫. ⓒ게티이미지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한국영화의 첫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탄생하는 걸까.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평점이 심상찮다. 각국 매체로부터 연이어 최고의 평점을 받으며 황금종려상 수상 기대감을 높였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을 하루 앞둔 24일(현지시간) 황금종려상을 두고 경합하는 21편 경쟁부문 초청작의 평점이 속속 공개됐다. '기생충'은 이 가운데 전 매체로부터 고루 1~2위권을 기록하며 황금종려상 경쟁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칸영화제 공식 데일리인 영국 '스크린데일리'가 각국 주요 매체 기자 10인의 점수를 합산해 집계한 평점에서 '기생충'은 4점 만점에 3.4점을 기록, 1위를 차지했다.

▲ 스크린데일리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평점표

그간 공동 1위였던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프랑스 셀린 시아마 감독의 '포트레이트 오브 레이디 온 파이어'의 3.3점보다 0.1점 높다. 평점이 공개된 경쟁부문 초청작 가운데 3점대를 기록한 작품은 이들 셋뿐이다.

또 다른 칸영화제 공식 데일리 '르 필름 프랑세즈'의 평점 집계에서도 '기생충'이 선전했다.. 유럽 15개 매체의 평점을 싣는 '르 필름 프랑세즈'의 평점에서 평가에 참여한 14개 매체 중 9개 매체가 '기생충'에 최고점에 해당하는 황금종려가지를 매겼다. 15개 중 11개 매체가 최고점을 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에 이어 2위다.

르필름프랑세즈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평점표

20개국의 주요 매체 기자, 비평가들의 평점을 집계해 공개하는 미국 아이온시네마에서는 '기생충'의 평점이 5점 만점에 4.1점으로 역시 1위다. 별 5개를 만점을 준 평가자가 6인으로, 비교적 고른 지지를 얻었다. 4점대를 받은 작품은 '기생충'이 유일하다. 셀린 시아마 감독의 '레이디 온 더 파이어'가 3.5점으로 2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화제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3.4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 카오스의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평점표
'기생충'은 10개 매체 평론가의 평점을 집계해 발표하는 또 다른 프랑스 영화전문 사이트 '카오스'에서도 최고 수준 평점을 받았다. 최고점에 해당하는 황금종려가지를 5개 받았다. 이는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페인 앤 글로리'와 같은 수준. '카오스' 측은 SNS를 통해 '기생충'과 '페인 앤 글로리', 그리고 '레이디 온 더 파이어'가 톱3을 형성하고 있다고 알렸다.
▲ 아이온시네마의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평점표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가족희비극이다. 하늘 아래 다른 세상을 살던 부자(富者)와 빈자(貧者)들의 이야기는 지극히 한국적인 동시에 보편적인 메시지와 울림을 전하며 칸을 사로잡았다.

'기생충'은 지난 21일 공식상영 이후 각국 매체로부터 뜨거운 호평과 찬사를 끌어내며 주목받고 있다. 황금종려상 등 수상의 기대감도 높다. 한국영화는 꾸준히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을 배출했지만 아직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적은 없다.

▲ 제7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제공|CJ엔터테인먼트
그러나 높은 평점이 곧 수상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의 향방을 가르는 것은 심사위원. 심사위원장인 멕시코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을 비롯한 9인의 심사위원이 올해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을 결정한다.

심지어 높은 평점이 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경쟁부문에 초청된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대표적. 당시 '버닝'이 스크린데일리로부터 평점 3.8점이라는 역대 최고의 점수를 받으며 유력 수상 주자로 떠올랐으나 평론가들이 주는 피프레시상을 받았을 뿐 폐막식에서는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한편 높아진 수상 가능성과 관련해 봉준호 감독은 "송강호 선배의 남우주연상을 강력히 주장한다"며 "상을 받았다고 해서 영화의 가치가 높아지지 않고, 상을 못 받았다고 해서 영화의 재미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는 오는 25일 시상식과 함께 폐막한다. 황금종려상의 주인공 또한 이날 공개된다.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 영화 '기생충'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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